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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이야기

펜더 톤 배선 비교 (그리스버킷 vs 빈티지)

펜더 기타의 볼륨과 톤 노브는 기본적으로 1볼륨/2톤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내부 배선 방식은 시대에 따라 필요에 따라 여러가지 배선 방식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펜더 기타를 2대 조립해서 사용하고 있는데요, 그 중 한대에 시간을 두고 두가지 방식의 톤 회로를 각각 적용해보았습니다. 일반적인 빈티지 방식과 요즘 나온 그리스 버킷(Greasebucket)방식입니다.

빈티지 배선 방식

빈티지 방식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인데요, 캐패시터(0.022uF 또는 0.1uF) 하나와 250K짜리 포트 3개를 이용하여 배선하는 방법입니다. 톤 노브들은 각각 프론트와 미들 픽업에 동작하게 되어있습니다. 요즘의 미펜 스탠다드도 거의 비슷하기는 한데 미들 픽업의 톤 노브를 리어 픽업에도 연결해서 함께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배선 하나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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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버킷 (Greasebucket) 배선 방식

그리스 버킷 방식은 커스텁샵 스트랫 프로에 처음 개발되어 적용된 방식인데요, 그 전에도 여러 기타리스트들이 사용하던 Treble Bleed라는 이름의 모디파이가 있었는데요, 이걸 펜더에서 조금 변형해서 그리스버킷 회로라고 이름을 붙인거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하이웨이 원 펜더 기종들에도 적용이 되고 있고요, 2008년형 펜더 아메리칸 스탠다드에도 적용을 검토했으나 찬반이 많아 결국에는 델타톤 방식을 고수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델타톤 방식은 Tone 노브를 10으로 올리면 톤 회로가 완전히 연결이 끊어져 버리는 방식입니다)

그리스 버킷 배선 방식의 특징은 펜더의 스펙문서에 나와있는 말에 따르면 "roll off the highs without adding bass"라고 합니다. 톤 노브를 낮추면 고음만 줄고 저음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펜더의 경우 톤 노브를 낮추면 고음이 줄기는 하지만 그에 따라 저음이 벙벙거리게 되어 어택감이 사라져 버리는 문제가 있어 톤노브의 활용도가 극히 제한적이었는데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회로라고 보시면 됩니다.

회로도와 배선도는 팬더 사이트에서 pdf 파일로 다운로드 받을 수가 있습니다. ( http://www.fender.com/support/wiring_diagrams_parts_lists.php ) 업그레이드 버전 하이웨이 원의 회로를 받으시면 됩니다. http://www.fender.com/support/diagra...110002BPg2.pdf
http://www.fender.com/support/diagra...110002BPg3.pdf

일부 배선도만 발췌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7)번은 0.1uF 50V 캐패시터, (18)번은 0.02uF 50V 캐패시터, (19)번은 금속피막저항 4.7k옴 1/4와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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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로의 생긴 모양은 일반적인 펜더와 거의 동일하게 연결된 톤 회로에 저항 1개와 캐패시터 1개가 연결된 또 하나의 회로가 연결된 것처럼 보이는데요, 결과적으로 톤 노브의 조절과 별도로 어느 정도의 고음은 계속 흘려보내기 위한 회로가 병렬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처음에 그리스버킷 방식으로 회로를 꾸며보게 된건 펜더 바디와 넥 등을 구해서 조립을 하는데 픽업 셀렉터와 포트들을 구매해야 할 필요가 생겨서 검색을 해보던 중에 이베이에서 펜더를 분해해서 판매하는 사람들이 꽤 있던데요, 그중에서 하이웨이원의 그리스버킷 회로를 그대로 떼어서 판매하는걸 보게 되어 그걸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포트3개와 셀렉터를 국내에서 구매하려고 보니 가격이 비싸서 오히려 이렇게 회로를 통째로 판매하는걸 사는게 더 싸더라구요. 그리고, 그리스버킷 회로도 한번 써보고 싶었고 해서 이걸 사다가 그냥 달아봤습니다.픽가드에 장착하고 접지선, 출력잭, 픽업들만 연결하면 되니 간편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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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배선 vs 그리스 버킷 배선 방식 비교


미펜 빈티지 62 바디 + 미펜 빈티지 70 넥 + 에릭존슨 브릿지 + 스탠다드 픽업 상태의 기타에 그리스버킷 회로를 장착해서 한달 정도 사용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나서 빈티지 방식으로 배선을 바꿨는데요, 그리스버킷 회로는 기본적으로 두개의 톤 노브가 각각 프론트와 리어에 먹게 되어 있기 때문에 역시 비교를 위해 빈티지 방식의 배선 방식에서 프론트와 미들에 먹던 톤 노브를 프론트와 리어에 먹도록 수정했습니다. 역시 배선 하나만 바꿔주면 됩니다. 에릭 존슨 시그너쳐가 이런 식으로 배선이 되어 있습니다.

클린톤인 경우와 디스토션을 먹인 경우를 각각 녹음했는데요, 톤 노브를 각각 10/6/2 로 놓고 녹음을 했습니다. 한가지 유의하실 점은 빈티지 배선 방식에 사용한 캐패시터가 0.1uF짜리입니다. 스탠다드에는 보통 0.022uF를 사용하는데요, 제 경우에는 커스텀샵 69 픽업을 주문해놓고 기다리는 중이여서 용량이 높은 캐패시터를 미리 달아놨습니다. 그 상태에서 스탠다드의 픽업을 달아놓았으니 톤 노브를 줄였을때의 소리가 좀 과장되게 녹음되었습니다. 감안하고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n으로 시작하는 파일들이 보통 빈티지 배선이고요, g로 시작하는 파일들이 그리스 버킷 배선의 소리입니다.

클린톤입니다.




게인톤입니다.








비교를 해보면 클린인 경우도 그렇지만 게인이 먹은 톤에서의 톤 노브의 활용이 가능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톤 노브를 많이 줄인 경우에 일반적인 펜더 배선 방식에서는 저음이 너무 벙벙거리는데 반해 그리스 버킷 방식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어택감을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좋은 것 같습니다.


더 간단한 Treble Bleed 모디


말이 나온 김에 또 한가지 모디를 소개하겠습니다. 펜더 기타를 사용하는 기타리스트들이 많이 사용하는 모디 중에 Treble Bleed라는 간단한 모디파이 방식이 있는데요,  이건 볼륨이 낮아짐에 따라 톤이 흐리멍텅해지는걸 막아주는 모디입니다. 상당히 많은 수의 프로 기타리스트들이 사용하고 있는 모디 방식이라 보통 펜더 기타 사자마자 이거 먼저 한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트레블 블리드 모디는 적당한 용량의 캐패시터 하나와 저항 하나를 볼륨 포트의 양단에 납땜해주면 됩니다. 심지어는 사진과 같이 미리 꼬아서 이걸 Volume Kit라고 이름 붙여 제품이라고 파는 곳도 있습니다. (http://www.acmeguitarworks.com/Volume_Kit_P87C13.cfm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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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Treble Bleed 방식의 경우에는 저항과 캐패시터의 값에 따라 미묘하게 변화하는데요, 보통 험버커 회로의 경우에는 1000pF/220K 를 병렬로 쓰거나 아니면 1000pF 캐패시터만 연결해서 써도 괜찮습니다. 펜더의 경우에는 던컨 선생이 추천하는 값은 100k와 .002를 병렬연결, Kinman 선생은 130k를 0.0012 캐패시터와 직렬로 연결해주는 겁니다. 연결하는 부분은 볼륨 포트의 3개의 다리 중에서 접지선이 아닌 부분 2곳에 각각 연결해주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픽업 셀렉터에서 오는 선이 붙는 다리와 아웃풋 잭으로 나가는 선이 연결되는 다리 사이에 각각 연결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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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 주소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http://www.bothner.co.za/articles/volumepot2.shtml



기타 내부의 배선 회로는 참 간단한 축에 속하지만 톤 노브의 감미로움에 눈을 뜨면 참 할게 많은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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