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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이야기

60년산 범블비(Bumble Bee) 캐패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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깁슨 SG에 호블랜드 뮤지캡을 장착해서 쓰고 있었는데요, 한편으로는 좋기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SG 고유의 소리를 좀 잃게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G의 까랑 하면서도 중음대가 강조된 소리에 걸맞지 않는 청명한 캐패시터라고나 할지... 그래서 아무래도 조금은 흐리멍텅(?)한 소리를 내주는 캐패시터가 다시 필요하겠다 싶어 원래의 부품으로 교체를 하려고 했는데요, 생긴 모양새를 보니 그것도 좀 내키지 않고 해서 결국 ebay에서 60년대 초반에 제조된 범블 비 캐패시터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가격이 꽤 비싸서 망설이긴 했는데요, 실제 받아본 후 겉모양새를 보니 마음에 쏙 듭니다. 마치 저항을 뻥튀기 해놓은 것 처럼 색깔 코드로 캐패시터 값이 그려져 있는게 참 귀엽게 생겼습니다. 제 나이보다 한참 많은 넘이 귀엽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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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의 뒷뚜껑을 열어서 뮤지캡을 제거하고 범블비를 장착하고 보니 별 무리 없이 잘 맞네요.

소리를 들어보니 사실 뭐 그냥 그렇습니다. 뮤지캡에 비해 청명함은 좀 줄었지만 어쨌거나 SG스러운 바람직한 소리가 나네요. 샘플은 귀찮아서... -_-

사람의 귀에 편안한 소리를 내는 악기들은 공통적으로 특징이 있는거 같습니다. 탄탄한 소리랄지... 범블비 캐패시터도 그리 큰 업그레이드는 아닌지 몰라도(HIFI의 시각으로 보면 사실상 다운그레이드랄수도 있겠네요) 악기의 본연의 소리를 내주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빈티지한 악기들 특유의 멍텅하면서도 깔끔한 소리라고나 할지...

이러다가 다음번엔 원년산 PAF 픽업을 장착하게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몇차례 캐패시터 바꿈질을 하다 보니 기타의 레인지에 대충 잘 맞고 비교적 저렴해서 맘편히 쓸 수 있는 오렌지 드랍이 참 여러모로 무난하고 좋은 캐패시터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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