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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이야기

귀여운 Guyatone MC-3

얼마전에 어떤 이름 없는 밴드의 공연을 보면서 다시금 공간계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톤도 별로고 음악도 별로였는데 후렴구 들어가는 순간에 어떤 페달을 밟고 나니 갑자기 전율이 느껴지더라구요. 무슨 페달을 사용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언뜻 보니 일렉트로 하모닉스의 메모리맨이 아닌가 싶었는데.. 아뭏튼 그 살짝 모듈레이션이 걸린 듯하면서도 탁 트인 공간감 등이 느껴지는게, 이런 소리가 제대로 음악과 하나가 되어 울리면 참 멋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오버드라이브/디스토션 계열의 이펙터들은 많이 써봤는데 공간계 이펙터들은 거의 써본적이 없네요. 홀리 그레일 리버브가 그나마 제가 가지고 있는 거의 유일한 쓸만한 공간계 이펙터였던 것 같습니다. 암튼, 그래서 한동안 고민하다가 결국엔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고 처음의 생각과는 다르게 가이야톤(구야톤?)의 MC-3라는 코러스를 사버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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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받고 나니 너무 작은 사이즈가 먼저 눈에 띄네요. 참 귀엽습니다. 이게 진짜 기타 이펙터 맞나 싶습니다. 훈련소에서 총 처음 받았을때 “이게 진짜 쏘면 죽는 총 맞나?”싶었던거랑 비슷한 기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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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옆에 있는 DS-1 Ultra가 큰 형님 같습니다. 근데, 이 가이아톤의 미니 이펙터 시리즈는 페달보드에 고정시키기가 참 힘들게 생겼습니다. 고무로 된 밑창(?)을 뜯어내고 건전지를 넣게 되어 있는데 그 독특한 구조 때문에 페달보드에 스크류 못으로 박아버린 다른 이펙터들과는 다르게 어떻게 고정해야 할지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케이블 타이를 이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운드를 들어보니 전형적인 코러스 소리입니다. 80년대 Rock 음악에 많이 쓰였던 소리 비슷한 소리가 나는 진짜 코러스 머신입니다. 옛날 보스나 PSK의 초창기 코러스들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노브를 이리 저리 돌리면서 연주를 해보니 사운드의 바리에이션도 비교적 넓습니다. 노브를 과도하게 돌렸을 때에는 레슬리 스피커 비슷한 느낌의 소리도 납니다. 전에는 저런 비슷한 느낌을 위해 MXR Phase90을 썼었는데 이녀석도 비슷한 목적으로 괜찮은 소리를 내주는 것 같습니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다소 노이즈가 있습니다. 코러스를 껐을 때와 켰을 때를 비교해 보면 약간은 신경 쓰이는 노이즈가 나는걸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디스토션 페달들과 비교해보면 작은 노이즈이지만 조용한 곡을 연주할 때에는 조금 신경 쓰일 정도는 됩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단점을 꼽자면, 코러스를 껐을 때와 켰을 때의 음량차이가 좀 있습니다. 켰을 때 약간 소리가 더 큰데 이것도 조금은 신경이 쓰이는 정도입니다.

아래는 간단하게 노브를 돌리면서 연주해본 사운드 샘플들입니다. 던컨 JB가 장착된 우노 레스폴, POD XT의 펜더 트윈 리버브 시뮬 (패치 번호는 6C입니다), CoolEdit등을 이용해서 녹음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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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3는 장난감 같은 귀여운 생김새와는 다르게 비교적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 코러스 이펙터인 것 같습니다. 귀가 까다로운 분들에게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 PSK 코러스나 Boss의 CE-1 같은 옛날 코러스 머신들의 소리를 그리워 하시는 분들은 그나마 저렴한 가격의 대체품으로 사용할만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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