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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종주'에 해당되는 글 2건

  1. 1.5일간의 낙동강 종주... (1)
  2. 충주댐 당일치기 자전거 여행... (4)

1.5일간의 낙동강 종주...

자전거 이야기

정말 꿈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래저래 4대강 종주 및 국토종주를 거의 마치고 마지막 낙동강 종주 하나만 남아 있었는데요, 아내가 일요일(11월 3일)에 처가 시제가 있다고 토요일에 장인/장모님과 함께 처가 시골인 경북 "안동"으로 가라는군요. ㅋㅋㅋㅋ


그냥 갈 수 없죠. 안동이라면 낙동강길의 시점인 안동댐이 있는 곳 아닙니까... ㅋㅋㅋㅋ... 자전거 가지고 가야죠... ㅋㅋㅋ... 


근데, 생각을 해보니 일요일 오후에 시제 끝나고 나서 낙동강 종주를 시작하면 월요일~화요일까지 라이딩을 해야 하겠네요???? 회사 휴가도 다 쓰고 딱 하루 남은 상황에서 2박 3일 라이딩??? 말도 안되죠.. 


그래서 목요일 밤에 자면서 짱구를 굴렸습니다. 결론은, 금요일 하루 휴가 내고 새벽에 부산 가서 토요일 밤까지 열라 달려서 안동에 도착해보자 결심합니다. 경치를 보거나 뭐 그런건 전혀 생각 않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도장만 받는게 목표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어떻게 달릴지 생각하며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고 금요일 새벽 6시 차를 강남고속버스 터미널에서 타고 부산으로 가게 됩니다. 


버스에 사람이 없어서 기사님이 그냥 자전거 들고 타라 그러시네요. 좌석 한개에 3만원쯤 하는 우등버스 좌석 2개를 제 썸탈이 점유하고 부산으로 가게 됩니다. (앞에 번호판은 지난달에 아들네미와 다녀온 tour de DMZ 때 달아놓고 귀찮아서 안뗀 번호판^^)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부산이 서울에서 꽤 멀리 있군요. -_- 11시 다 되어 부산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부산 도착하면 바로 라이딩 시작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 낙동강 종주길의 시작 지점인 낙동강 하구둑은 아래 사진 오랜지색 노선의 제일 좌측 신평역에 있네요.. 제가 버스에서 내린 부산 고속버스 터미널은 오랜지색 노선의 제일 우측에 있는 노포역.. -_- 1시간 넘게 끝에서 끝으로 전철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이동하고 보니 점심시간인데 먹을데도 딱히 없고 황량하더군요... -_-

어쨌거나, 부랴부랴 낙동강 종주길을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때가 오후 1시 즈음... 일몰시간을 찾아보니 5시 반쯤이네요... 여유시간은 4시간 반... -_- 처가인 안동까지 남은 시간은 오늘 반나절과 내일 하루.. 총 1.5일... ㅠ_ㅠ




달리다 보니 의외로 잘 달려져서 처음엔 기세 좋게 하루(24시간)에 끊어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요, 300km 남짓이라면 잘 하면 하루에 끊을 수 있을거 같았는데... 첫날 라이딩 시작 시간이 너무 늦었고, 지도 살펴보며 아무리 단축해보려고 해도 350km 이하로는 잘 안줄어드네요. 암튼 그래서 결론적으로 마음 속으로 결심한 첫날의 목표는 부산->강정고령보!



첫날은  시간이 적기 때문에 조급해서 자전거에서 거의 내리지 않고 육포 뜯어 먹으며 달렸습니다. 그러다가 너무 배가 고파지면 옥션에서 주문한 유사전투식량(?)인 김병장 전투식량을 먹었습니다. 뜨거운 물에는 10분, 차가운 물에는 30분... 차가운 물 부어서 탑튜브 가방에 넣어놓고 달리다가 30분쯤 후에 멈춰서 먹고... 그래도 비교적 밥 같은 밥이 되기는 합니다. 생쌀 씹는 기분이 나서 그렇지... 어쨌거나 시간이 없으니 감지덕지....




대충 평균 26km/h정도로 쉬지 않고 달렸는데요, 합천창녕보쯤 가니 마음이 더욱 조급해집니다. 금방 해질라 그러고... 하룻만에 강정고령보 도착 못할거 같은 느낌이 막... 그러다, 먼저 종주하신 분에게 조언으로 들은 "급할땐 네비 키고 국도 달려~"라는 말이 생각이 나서 합천창녕보에서 창녕함안보까지는 휴대폰으로 네비(티맵) 키고 국도로 달렸습니다. 

근데, 도로가 무슨 막 휴게소 나오고 IC 같은거 나오고 그런 무시무시한 도로네요... -_- 차들이 엄청 씽씽 달리긴 하지만, 갓길이 넓고 아직은 해가 있어서 달릴만 합니다. 아래 지도의 아랫쪽 동그라미에서 윗쪽 동그라미까지 디립다 국도로 쏘았습니다. 국토종주가 아니라 국도종주... ^^


창녕함안보에서 도장 받고 달성보까지도 역시 네비 찍고 쐈습니다. 아래 지도 보시면 알겠지만, 빨간색 길들이 원래의 4대강 자전거길이고요, 퍼런 길이 제가 달린 경로.. 저 구간에 가볼만한 업힐들이 여럿 있다고 들었는데요(전 업힐 중독자... ^^), 시간이 너무 없어서 그냥 무시하고 도장만 찍어가며 국도로 쏩니다. 다음 기회에 가보렵니다. 박진고개 등등등..



그러다가 첫 난관이.... 달성보에서 도장 찍고 나서 첫날의 목표인 강정고령보를 향해 열심히 달리는데... 도로 공사중인 구간에서 미끄러져서 낙차 사고를 당했습니다. 


도로에 파인 곳이 길게 이어지는 구간이 있었는데 밤이라 잘 안보여서 바퀴가 미끄러져 중심을 잃고 넘어졌습니다. 헬멧 깨지고 팔 긁히고, 무엇보다 자전거가 많이 상했습니다. 헬멧 정말 중요합니다. 자전거가 넘어져서 땅바닥과 마찰로 불꽃을 튀기며 미끄러져 가고, 다음 순간 머리통이 바닥과 쾅 하고 부딪히는 그 짧은 순간에도 "내가 헬멧을 쓰고 있어 다행이다"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덕분에 기적적으로 거의 다친 곳이 없었습니다. 헬멧이 없었으면 아마 머리만 크게 다쳤을거 같습니다. 




이날 낮에 뒷바퀴의 스포크가 하나 부러진걸 발견했었는데요, 낙차 사고로 앞바퀴의 스포크가 2개가 더 부러졌습니다. 사실 서로 멀리 떨어진 스포크가 2개 부러지는건 심각한 문제는 아닌데요, 바로 인접해서 붙어있는 스포크가 2개가 부러지니 이야기가 다르네요.. -_- 


무엇보다, 바퀴가 바로 삐뚤빼뚤 되어 버립니다. 급한 마음에 인터넷 동영상 검색해서 스포크 장력조절을 해서 모양을 되돌리려고 했는데, 처음엔 잘 되는 듯 하다가 어느 순간 "팅~" 하면서 바퀴살이 부러져 버립니다... 2개가... 암튼, 바퀴가 그 모양이니 속도가 안납니다....  목표인 강정고령보까지 약 5km 정도 남은거 같은데 사고 당하고 나니 더 이상 컴컴한 밤에 달리기 싫어져서 마침 그 근처에 여관이 보이기에 들어가서 하루 묵었습니다. 결국 첫 날 대략 170km 정도 달렸네요.




둘쨋날... 

새벽에 일어나 자전거를 자세히 살펴보니 많이 상했습니다. BB가 제 위치에서 약간 이탈한 듯 하고 크랭크가 좀 휘고 그랬는데 페달을 좀 밟아보니 주행에 아주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치명적인건 앞바퀴의 부러진 스포크들과 휘어버린 림때문에 앞바퀴 전체가 계속 좌우로 2cm 정도씩 왔다갔다 하는 것, 그래서 바퀴가 굴러가게 하려면 앞브레이크를 풀어놔야 해서 결국 앞브레이크는 못쓴다는 점... 게다가 스포크 2개가 상한 상태로 계속 달렸더니 달리면 달릴수록 바퀴의 모양이 변한다는 것... -_-


네이버 지도로 살펴보니 안동댐까지 대략 190km 정도가 남았네요. 이 상태로 국도로 나가 달리기에는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되어 그냥 자전거길로 얌전히, 17km/h 정도로 계속 달리기로 합니다. 그 이상은 속도가 잘 안나기도 하거니와 뒷브레이크만 가지고 제동을 해야하니 그 이상 속도로 달리면 위험하더군요. 


다만, 상주상풍교는 지난번 새재길 달릴 때 가서 도장 받았으니 상주보에서 바로 지방도로를 타고 안동댐 가는 길로 찾아 가기로 했습니다. 약 5~8km 정도 단축이 가능한거 같습니다. 아래 지도의 빨간 길이 상주상풍교 지나가는 원래 길, 퍼런 길이 제가 달린 지방도로 길... 다행히, 이 구간은 그다지 차가 많지 않아 위험하지는 않더군요.





이놈의 낙동강길 ... 달려도 달려도 끝이 없습니다... 첫 날은 절대 시간이 부족해서 못 쉬고 바쁘게 달렸는데, 둘쨋 날은 속도가 안나서 역시 시간이 없어 못 쉬고 바쁘게 달렸습니다. 한참 달리다가 아래 표지판을 보니 막막하더군요. 17km/h 정도로 달리면 안쉬고 10시간 남았구나 하는 생각에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더군요..... 게다가 갑자기 비가 엄청나게 오기 시작해서... 안동댐 도착할 때까지 거의 쉬지 않고 내렸습니다..  -_-





둘쨋날 역시 첫째 날과 마찬가지로 거의 못쉬고 육포와 전투식량으로 때우며 열심히 달렸습니다. 상주보까지는 언덕이 거의 없고 편안한 길인데. 상주보에서 안동댐까지 가는 길이 좀 험난했습니다. 은근히 오르막도 많고요. 소똥으로 가득한 마을로 길을 잘못 들기도 하고요, 무슨 쓰레기 쌓아놓는 산도 지나가고.... 


도중에 만난 분과 대화를 나누었는데요, 1.5일동안 낙동강 종주를 하고 있다고 하니 깜짝 놀라시며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하시네요. 제 답은 "전 결혼을 했거든요"였습니다. 집에 호랑이 같은 마누라님 모시고 살면 그냥 가능해진다고... ^^


안동 다 와서 있는 배고개... 그 전에는 앞브레이크가 동작을 안해서 웨이트백 자세에 뒷 브레이크만 가지고 제동을 하며 달리고 있었는데요, 그 배고개는 경사가 너무 가팔라서 그 방법으로는 제대로 제동이 안되더군요. 정말 시껍했습니다. 내리막 내려가는데 계속 속도가 붙어서 이러다 죽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디서 읽은게 기억나서 신발로 앞바퀴를 제동했는데요, 이게 해보니 말같이 쉽지가 않더군요. 더구나 바퀴가 좌우로 요동치고 있는 상태라서 제동이 더욱 힘들었습니다.


어쨌거나, 190km 달려서 비가 많이 오는 가운데 결국 안동댐에 도착했습니다. 


장인어른께서 차 가지고 마중 나와 주셨습니다. 보시더니 자전거 꼴이 그게 뭐냐고 하시면서 저 밥 먹는 사이에 고물상에 가져가라고... -_-  1년여간 14,000여km를 저와 함께 달린 썸탈이와 예기치 않은 난데 없는 이별... 게다가 자전거에 달려있던 지요 GM71 펌프, 속도계, 핸드폰 거치대, 라이트 거치대, 토픽 투어리스트 짐받이, 벨로 2107 안장, 14관절 가디언락 등등 하나도 떼지 못한 상태에서 다 가져다 버리셨습니다. -_- 탑 튜브 가방 하나는 남았네요. 거긴 지갑이 들어있었거든요.. -_-


암튼, 새로 사주신다니 뭐... ^^





이렇게 1년 내내 찜찜하게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던 국토종주와 4대강 종주를 모두 마쳤습니다. 작년엔 아라뱃길에서 충주댐까지만 달렸었는데, 올해엔 북한강, 섬진강, 새재,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좀 많이 달렸네요. 아무래도 정권도 바뀌었고, 어느 날 갑자기 예산 삭감되어 인증제 더 이상 시행 안된다고 할까봐 부랴부랴 마무리 했습니다.


4대강 자전거길 마치고 보니, 가장 멋있던 곳은 북한강과 섬진강이었던거 같습니다. 대부분 자전거길이 좀 부실하긴 했지만 어쨌든 좋은 경험이 되었던거 같구요. 무엇보다 예전에는 자전거타면 기껏해야 10~20km 정도 타고 말았었는데 자전거가 100km 이상 탈 수도 있는거구나 하는걸 처음으로 제게 알려준 것 같습니다. 


다음번엔, 텐트 짊어지고 시애틀에서 LA까지 미 서해안 종주를 한번 떠나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언제쯤이나 가능해질지는 모르겠지만요... ^^


(상주상풍교 자리에 찍은 안동댐 도장. 제 정신이 아니라는 반증... ^^)


충주댐 당일치기 자전거 여행...

자전거 이야기



국토종주를 해보고 싶은데,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고민하다가 그냥 일단 당일치기로 충주댐까지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다음에 또 시간이 나면 충주까지 점프해서 당일치기로 상주까지 달리고, 또 당일치기로 상주에서 대구, 대구에서 부산 뭐 그런 식으로 해볼까 하는 생각입니다.


지난 8월 25일 토요일 새벽까지 비가 많이 왔는데요, 새벽에 일어나서 비오는거 보면서 "오늘은 못가겠구나"하며 창밖을 보고 있는데, 6시쯤 되니 갑자기 비가 그치더군요. 그래서 생수통 2개, 쵸코바 2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3개, 포카리 스웨트 작은거 1병, 펑크 패치키트... 이렇게 바구니(여행엔 바구니가 최고^^)에 던져넣고 아침 7시 거의 다 되어서 서울 개포동에서 출발했습니다. 역시 마누라님의 삼천리 자전거... ^^ 7단 기어 자전거인데 비 맞추며 세워놨더니 요즘 1단과 7단이 안들어가서 여행 내내 고생했네요. 

먼저 팔당까지 가는 길, 그냥저냥 편안한 길인데, 중간에 팔당 넘어가는 길에 다소 험한 산길이 있더군요. 그 근방에 이런 재미있는 이름의 식당이 있네요.. 저거 보니까 저도 그냥 쉬고 싶더라구요. ^^


집에서 충주댐까지 대략 거리를 따져보니 160~170km 정도가 되겠다 싶어서 나름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아래는 10,000mAH짜리 대용량 보조 배터리팩. 12시간 내내 저렇게 충전기에 꽂아놓고 스포츠 트래커 켜놓고 음악 들으면서 달렸습니다. 배터리팩에 남은 전기용량이 5단 LED로 표시되는데요, 여행 끝날때까지 2칸 소모되었습니다. 이 보조 배터리팩, 정말 마음에 듭니다. 



옛 철길을 잘 활용한 남한강 자전거길은 정말 멋지더군요. 옛 기차역도 그렇고.. 한쪽은 산, 다른 한쪽은 강... 비가 많이 내린 후라 길도 젖어있고 그래서 참 시원했습니다. 



대체 기차길을 살려서 자전거길을 만드는건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요? 정말 운치 있고 멋지더군요. 





옛날에 기차 타고 건너 다니던 다리도 자전거로 안전하게 건널 수 있고 말이죠. 



터널도 여러 개 지나가는데 모두 정말 시원하고 멋집니다. 근데, 열심히 달리다 보니 느낀건데,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터널도 그렇고 길도 그렇고 좀 덜 공들여 만든 티가 납니다. 경치는 괜찮은데, 시설 만들어 놓은 것들은 확실히 대충 만든거 같고 그렇습니다. 터널 조명도 처음엔 멋있더니 아래 사진의 도곡 터널 쯤 가면 그냥 형광등 띄엄띄엄 켜놔서 무척 어둡고 그래서 좀 으스스했습니다. 도곡땅~ ^^



게다가 아래 선글라스를 벗으라는 표지판을 못보고 그냥 터널 들어가서는 "뭐 이리 어두워?"하고 불평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람 정말 단순한 듯.. ^^



흙탕물 뒤집어 쓰면서 정말 열심히 달렸습니다. 장거리라는 사실을 가능한한 의식하지 않으려고 기계적으로 20km 달리고 10분 쉬고를 반복했습니다. 대략 평균 시속 20km 정도로 규칙적으로 달렸습니다. 마음 속에 적정 RPM을 정해놓고 그보다 떨어진다 싶으면 무조건 기어 내리고 절대 무리하지 않으면서... 어차피 25km/h 이상은 잘 안나오는 자전거라 속도는 생각 않고 지치지 않고 꾸준히 달리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달리다가 온몸에 흙탕물을 뒤집어 썼고요, 설상가상으로 샌달 한쪽 끈이 떨어져서 가방에 있던 헝겊 줄로 얼기설기 묶고 달렸네요. 운동화 신고 올걸... -_-



20km 주행 후 10분 휴식은 정말 꿀맛 같습니다. 처음엔 몰랐는데 한 100km 넘어가니까 휴식 시간이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점심때쯤 되어서는 휴식 시간마다  세번에 걸쳐 삼각김밥 까먹었습니다.. 그리고, 물통에 가져온 생수로 생수 채워주고 포카리스웨트를 조금씩 섞어주니까 나름 괜찮더군요. 그냥 물만 먹으면 맹맹해서 말이죠.



그래도 남한강 자전거길은 산지가 별로 없고 거의 다 평지라서 편안했는데요, 두세번 정도는 좀 경사가 있는 오르막이 있더군요. (마지막 충주댐은 말도 못하구요... -_-) 아래 사진 같은 경사로 표지판을 보면 지금도 몸이 얼어붙을거 같습니다. 특히 10% 이상 경사들... 기어 1단이 안들어가서 2단으로 올라 가려니 참 황당하더군요. 

그래도, 이 바구니 달린  자전거로 열심히 업힐 달리면 언덕에서 쉬던 다른 라이더분들이 항상 환호와 박수를 보내주시더라구요. ^^ 

인생의 모든 길들이 그렇듯이 오르막길 뒤에는 반드시 내리막길이 있다는게 어찌나 고맙던지요... 시속 10km로 언덕 올라가면 내리막은 페달질 안해도 시속 40km 넘고 말이죠. 하지만, 내리막의 끝에는 언젠가 반드시 다시 오르막이 있더라는... -_-


초반엔 여유롭게 이곳 저곳 돌아보며 사진도 찍으면서 갔는데, 100km 정도 넘어가니 표정이 굳어지고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또 어디인가?" 모드로 전환되더군요.

커다란 비행기가 불시착한 것 같은 형상의 이포보... -_-


둘러보다 보니 유속이 낮은 곳에는 녹조같은 것도 보이는거 같고..... 남한강 길 전역에 걸쳐 준설토를 쌓아놓은 야적지가 굉장히 많은데, 날아가지 말라고 덮어놓은 초록색 그물에 잡초까지 자라서 멀리서 보면 푸르디 푸른 산처럼 보이더군요. ^^ 남한강 길 곳곳에 그런 야적지가 굉장히 많네요. 좀 흉물스럽고 그렇던데... 

그러다가 이포보 지나고 조금 후에 뒷 타이어 튜브에 펑크가 났습니다. 그래서, 자전거 엎어놓고 패치 키트로 잘 때워서 다시 달리는데, 1km 정도 가다가 이번에는 "뻥!"소리가 나면서 타이어 옆면이 터져 버렸네요. -_- 팔당 넘어가는 비포장 산길에서 막 달리다가 타이어가 상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 여기서 돌아가야 하는건가 하고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결국 스마트폰으로 주변에 자전거포 검색해서 몇 km 떨어진 자전거포에 가서 튜브와 타이어 교체하고 다시 달렸습니다. 토요일이고 주인 어르신(백발 노인이셨습니다)이 다리를 다치셔서 가게를 안열었다고 하셔서 전화로 막 사정하고 그래서 간신히 가게 열고 수리를 받았습니다. 근데, 아래 사진의 교체한 뒷 타이어를 보니 아무리 봐도 어린이용 자전거에 쓰는 타이어 같습니다. -_-

옛날엔 스마트폰 없이 불편해서 어떻게 살았나 모르겠네요. 아마 마을 찾아서 정처없이 돌아다니다가 포기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아주 가파른 경사는 별로 없지만 충청도식의 은근하고 긴 경사로가 많아서 조금 피로감이 있더군요. 130km 정도 지점에서 최악이었습니다. km수는 안올라가고, 시간은 자꾸 가고, 힘은 들고, 정신은 하나도 없고... 그 즈음에 사고를 쳤네요. 

분명히 고글을 쓰고 달리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제가 고글을 안쓰고 있네요. -_- 그래서, 다시 온 길을 몇 km 정도 되짚어서 돌아갔는데요, 아무리 찾아도 없습니다. 다시 돌아오다가 잠시 착각으로 길을 잃어서 무슨 캠핑장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같은 곳을 한 세 바퀴 돌고 거기 나와서도 길 못찾고 그래서 10~20여 km를 엉뚱한 곳을 달렸네요. 4대강 자전거 길 중 가장 잘 되어 있다는 남한강 길에서 길을 잃다니... -_-


뭐 그 다음부터는 완전히 멘붕 상태로 열나게 밟았습니다. 어두워지기 전에 충주댐 구경하고 집에 빨리 돌아가는게 목표였는데 중간에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해서 마음도 급했구요... 

암튼, 열심히 달려서 해질녘에 충주댐에 간신히 도착했습니다. 충주댐 막판 1km 경사로는 정말 어렵더군요. 자전거 타고 가다 끌고 가다를 여러 차례 반복해서 간신히 올라갔습니다. 느낌상으로는 거의 10km 정도 되는거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내 평생 이명박 대통령 이름이 새겨진 비석 보고 이렇게 기뻐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


스포츠 트래커를 보니 중간에 낭비한 시간들을 한두시간을 빼고 순수하게 페달질 한 시간은 대략 10시간 정도네요. 평균 시속 18.4km/h. 최고시속은... 125km/h... 응? 

충주 터미널에서 서울 강남터미널행 버스를 잡아타고 서울 도착했는데... 다시 자전거 타고 14km를 더 가야 집이네요. -_-;; 암튼, 그래서 결국 200km 채웠습니다.

한가지 재미있었던 일은, 제가 이 자전거로 200km 가까이 달려왔다고 하니, 도중에 만난 철인 삼종경기 하신다는 분의 말씀... "여그까지 오셨다니 수고하셨습니다. 인자 여그부터 42.195km 뛰어 가시면 되겄네요" 그러시더군요... 철인 3종 하시는 분들, 정말 대단하신 분들 같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저의 "국토종주 (1 of 4)" 가 끝났습니다. 다음번엔 충주~상주 구간... 언제 가게 될지는 기약이 없지만, 다시 또 도전해보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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