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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이야기

무접촉 무소음 로라 STAC Zero 첫 사용기

열악한 환경에서 로라 좀 한번 조용히 제대로 타보자고 알아보던 중 찾게 된 무접촉 무소음 로라 STAC Zero.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bike/11625759 ) "소음도 없고, 타이어도 안닳고"(ZERO NOISE. ZERO TIRE WEAR. )라는 신박한 문구에 넘어가서 주문했습니다.


회사 동료들 2명과 함께 3개를 주문해서 오늘 도착했네요. 저는 이미 파워미터가 있으니 $349짜리 베이스 버전을, 동료 2명은 파미가 없어서 $479짜리 파워미터 버전을 주문했습니다.



일단 3줄 요약..

1. 정말 조용함. (다만, 지금까지 내 자전거가 이렇게 시끄러운 물건이었다니..)

2. 휠에 무게 추를 달면 실제 라이딩 느낌, 안달면 고정로라 느낌. (열라 귀찮음)

3. 스마트 콘트롤 업글 킷이 나오면 바로 사즈아~



CleverTraining.com에서 주문을 했는데(https://www.clevertraining.com/stac-zero-cycling-trainer ), 진정 무서운건 배송비가 무려 $129.99라는거..  하지만, 문의를 해보니 1대를 구입하나 3대를 구입하나 배송비가 동일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원래 1대만 주문했다가 잽싸게 취소하고 동료들 의견을 취합해서 3대를 주문. DC Rainmaker의 할인 코드( DCR10BTF )를 적용하면 10% 할인이 됩니다. 5일 정도 걸려 배송 받았는데, 관세 문것까지 모두 계산을 해보니 결국 베이스 버전은 43만원, 파워미터 버전은 60만원 정도에 구입한 셈이 되었습니다. (Made in Canada라서 한미 FTA의 혜택은 못봅니다.)


웅장한 박스가 3개.. 한개는 구석에 살짝..







베이스(기본) 버전입니다. 심플합니다. 좌측의 상자에는 전용 QR, 렌치, 스페이서, 메뉴얼 등등이 들어있습니다.






아래는 파워미터 버전입니다. 베이스 버전과는 다르게 자석 옆에 뭔가 조금 더 붙어 있는게 보입니다. ANT+와 BLE로 동시에 파워값을 쏴줍니다.


재미있는건, 베이스 버전을 사서 쓰다가 파워미터 버전으로 업글하고 싶으면 $149.99짜리 업그레이드 키트를 사서 설치하면 됩니다. (https://www.staczero.com/upgrade ) 로라의 구조 자체가 무척 단순하고 무식해서 렌치 2개만 풀어서 저항 부분만 교체하면 파워미터 버전이 됩니다. 이건 올해안에 나올 예정인 스마트 콘트롤 업그레이드 키트(즈위프트에서 지형에 따라 부하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게 해주는 기능)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합니다. 나오면 사고싶네요.





알량한 매뉴얼.. 예전에 써봤던 엘리트 쿠보 고정로라나 미노우라 하이브리드 로라, 와후 키커 등의 경우에는 자전거를 거치할 때 뭔가 철컥 철컥 제자리 잡아주기가 편안한데요, 이 Stac Zero는 그런 면에서 뭔가 조금 손이 더 갑니다. 물론 기껏 1분 내외의 불편입니다만, 북미 특유의 투박한 디자인과 기능 구현이 좀 마음에 안드시는 분들도 많으실 듯 합니다.




자전거의 거치는 이렇게 양쪽에서 노브를 돌려 클램프로 자전거의 QR을 꽉 잡아 거치하게 되는데요, 안정적으로 거치가 되기는 하는데, 정확한 위치를 잡는건 조금 번거로울수 있습니다. 몇번 연습을 해보니 한쪽 노브는 고정해놓고 다른 한쪽으로만 조이고 풀고 하면 조금 편하겠더라구요.






자전거를 거치하고 나면 마그네틱 저항 유닛의 위치가 림의 브레이크 부분에 오도록 간격을 잡아줘야 합니다. 함께 제공되는 스페이서를 이용하면 쉽습니다. 사진상의 림 윗쪽에 보이는 것과 같이 U자 모양의 스페이서를 꽂아놓고 자석들을 거기에 맞춰 조여준 다음 QR을 채워 고정시키고 스페이서를 빼주면 됩니다.

700c 휠을 기준으로 위치가 잡혀 있는데, 더 작은 휠이라면 우하단에 보이는 렌치 2개만 풀고 위치를 옮기면 됩니다. 정말 단순합니다.



이건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건데요, 휠에 함께 제공되는 무게추(?)를 달면 조금 더 실제 자전거 주행 느낌에 가깝게 로라를 탈 수 있습니다. 이 로라가 처음 나올때에는 커다랗고 무식한 쇳덩이 2개로 이루어진 추를 함께 줬었는데요, 버전업을 거쳐서 사진과 같이 허브를 조여주고 스포크에 벨크로로 잡아주는 형태로 진화했네요. 실제 설치를 해보니 설치했다 풀었다 하기 어렵지는 않은데 귀찮습니다.


이 추를 안달면 엘리트 쿠보 플루이드 같은 고정로라의 느낌이 납니다. 발에 힘줄때만 돌고 바로 멈추려고 하는 딱 그런.. 하지만, 추를 달면 휠 전체가 일종의 플라이 휠이 되어버려서 관성으로 계속 돌아 페달질이 한결 수월합니다.

파워값은 추를 달지 않았을때 좀 더 높게 나오는거 같습니다. 자꾸 멈추려고 해서 죽기 살기로 밟아야 하니 당연한건지도요. ^^



시험 삼아 즈위프트(Zwift) 런던맵을 딱 20km 달려봤습니다. 휠의 속도의 제곱으로 저항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달리다보니 생각보다 굉장히 저항이 강하네요. 어쩌면 몸이 퇴화된건지도요.. ㅠ_ㅠ


가장 중요한 소음.. 소음은 정말 없긴 합니다. DC Rainmaker가 로라 소리보다 가민 소리가 더 크다고 한게 허언이 아니네요. (https://www.dcrainmaker.com/2016/06/stac-zero-trainer.html )


자전거가 허공에 떠서 뒷바퀴만 뱅글뱅글 도는 셈이라 로라 자체의 소리는 없어 구동계의 소리만 나는 셈인데요, 상대적으로 자전거 자체에서 나는 소리가 굉장히 거슬립니다. 제 자전거의 정비 상태가 상당히 안좋다는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페달질 할때마다 헤드셋 삐걱거리고, 스프라켓 몇단에선가 막 체인 긁히고, 뭔가 핸들도 막 한쪽으로 치우치는거 같고, 이곳저곳 막 찌끄덕 거리고.. 로라가 조용하니 자전거의 정비 상태가 굉장히 신경이 쓰인다는 단점 아닌 단점이 있습니다. ^^



한가지 특이한 점은, 저항으로 인해 림이 상당히 뜨거워 집니다. 뭐 당연한거긴 하지만, 열심히 달리다 멈춰서 무심코 잡으면 깜짝 놀랄 정도는 되니 조심해야 합니다.



이 로라의 저항의 느낌은 영상으로 보시면 쉽게 알수 있습니다. 살짝 브레이크를 잡으며 달리고 있는거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하는게 비슷한거 같습니다. 이론상으론 별로 신기할게 없는데 실제 보면 굉장히 신기합니다. 휠을 잡아주는게 없는데 휠이 멈추려고 한다니.. 기차의 브레이크와 같은 원리인데 자전거에 적용된걸 보니 참 신기합니다.







지금까지는 방안에서 놀이방 매트 2겹 + 골고무판 1겹 + 일반 로라매트 1겹 + 조각매트 2겹.. 이렇게 6겹을 깔고도 옆집, 아랫집, 마누라님 무서워하며 로라질을 했었는데요, 이 STAC Zero는 일반 로라매트 1겹과 골고무판 1겹만 깔고도 뭔가 "나는 내 주변에 아무런 피해도 끼치지 않아!!!"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 낡은 아파트는 층간소음으로 송사가 자주 발생하는 아파트인데, 이 정도라면 괜찮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합니다. ^^






(추가) 열흘간 사용기



무접촉 무소음이라고 하는 STAC Zero를 배송 받아 써본지 벌써 열흘이 넘어 갑니다.

그동안에 주로 Zwift를 통해 워크아웃들을 해보면서 이리저리 써봤는데요, 간단한 사용 소감과 문제점 등등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일단, 단점 및 문제점들부터....


1. 투박한 만듬새.

전체적으로 그리 정교한 물건이 아니라 정말 투박하고 그렇습니다.

자전거 거치해서 워크아웃 하고서 다시 자전거를 빼는데 QR 물리는 부위가 함께 빠집니다. 살펴보니 고정 볼트가 빠져있습니다. ㅋㅋㅋㅋ

이 정도는 다시 조여주면 되니 뭐 큰 문제는 아닙니다.





다리를 펼쳐 본체와 만나는 부분에 레그 쉴드가 붙어 있는데, 이게 좀 약하네요. 몇번 사용하니 쑥 파여 버립니다. 그나마도 그 전 버전엔 아예 이것도 없이 쇠와 쇠가 바로 만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외관상의 문제를 제외하면 별 문제는 없다고 그러고요. 터프한 양반들.. -_-

제가 가지고 있는 버전이 레그 쉴드를 처음 적용한 버전이라 그런거 같다며 새 버전을 보내줬습니다. 사실 이건 다른 문의 때문에 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에서 이 부분 확인해보라고 그래서 발견한겁니다.






2. 림 정렬 필수.

하루는 열심히 달리다 보니 갑자기 저항이 뚝 떨어지는 기분이 들고 조금 후에 고무 타는 냄새와 함께 타이어가 펑크가 납니다. ㅋㅋㅋㅋㅋ

림 정렬이 잘 안된 휠셋인데 림이 자석을 계속 조금씩 때리다가 결국 자석이 휙 돌면서 바퀴와 마찰을 일으키며 타이어의 사이드월을 긁어 펑크가 난겁니다.


림 정렬을 잘 하고 자석의 위치를 고정하는 스프링핀이 제 위치에 제대로 있으면 일어나지 않을 일입니다. 제 경우에는 스프링핀이 좀 뻑뻑하고 림 정렬 잘 안되어있고 그런 일들이 겹쳐서 벌어진 일입니다. 림 정렬 하고나니 이젠 괜찮습니다. 뻑뻑했던 스프링핀은 새로 보내줘서 해결되었습니다.





여기까지는 단점이었고요, 이제부터는 장점.


1. 고객지원이 빠릅니다.

메일을 보내 몇가지 문제점들(스페이서가 부러짐, 스프링핀 이상)을 문의하니 몇시간 내에 답장이 오고, 몇번의 메일 교환 끝에 DHL로 과하다 싶을 정도의 예비부품들이 공수되어 옵니다. 답변도 시원하게 잘 해주고요.





2. 식구들이 로라 타는지 모릅니다.

PC가 있는 방에 필요할때마다 로라 펼쳐서 즈위프트를 하는데요, 방문을 닫아놓으면 집안 식구들이 로라 돌리는지 모릅니다. 진동도 거의 없어서 로라 매트 하나와 혹시나 해서 깔아놓은 골고무판 한겹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소리를 내는건 구동계뿐이라 드레일러 셋업을 자주 하게 됩니다만.. ^^


암튼, Zwift가 이제야 재미있습니다. 예전에 와후 키커나 미노우라 하이브리드 로라 탈 때에는 소음(특히 다운힐)과 진동때문에 식구들과 옆집, 아랫집에 눈치가 보여서 맘껏 즐기지 못하고 기껏 30분 이상 로라를 굴리지 못했었는데요, 소음과 진동이 대폭 줄어드니 이게 어마어마하게 스트레스를 줄여줘서 이제야 즈위프트를 제대로 즐기게 되었습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즈위프트 하다보면 이거 스마트 로라도 아닌데 가상 업힐이 너무 힘듭니다. 평지에 비해 저항이 바뀌는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변한게 없는데도 업힐만 만나면 뭐 이리 힘든건지..

역시 업힐은 물리적 문제가 아닌 멘탈의 문제가 맞는거 같습니다. ^^



소음과 진동이 문제이신 저같은 유부님들께 STAC Zero를 적극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추가 2018-10-24) 스마트 로라 업글.




예전에 주문한 STAC Zero 무접촉 로라의 Halcyon 스마트 로라 업그레이드 키트가 도착했습니다. 악명 높은 Canada Post, 분명히 발송은 했다는데 트래킹도 잘 안되고 배 타고 왔는지 부산으로 들어와서 결국 주문 3달만에 받아보게 되었습니다. ㄷㄷㄷㄷ  ( https://www.staczero.com/hero )


박스를 열어보니 저항유닛, 충전 케이블, 렌치, 매뉴얼 등등이 들어있고요. 사은품 비슷하게 케이던스 센서와 바퀴추 한세트(바퀴에 달아서 플라이휠을 만들어주는 기능. 안써도 별 상관 없음.)가 들어있습니다. 기존 로라의 저항유닛만 렌치를 이용해서 볼트를 풀어 교체해주면 업그레이드는 끝납니다.





아래 사진의 왼쪽이 기존의 STAC Zero에서 떼어낸 옛 저항유닛이고 오른쪽이 스마트 업그레이드 키트의 저항유닛입니다. 

자석 13개가 좌우에 각각 늘어서 있고, 이 자석들이 알루미늄 휠의 림에 자기장을 이용한 와전류를 발생시켜 저항을 가하는 원리입니다. 기본적으로 기차의 브레이크와 같은 시스템입니다. 로라는 휠과 아무런 접촉이 없기 때문에 굉장히 조용하고 진동도 없습니다. (다만, 구동계가 지저분한 제 자전거가 매우 시끄럽게 느껴집니다. 찌그덕 찌그덕~)


우측의 스마트 로라 저항유닛은 여기에 엑츄에이터가 붙어 자석과 림의 간격을 부하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하게 되어있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지금까지는 Zero 로라를 쓸때에는 자전거를 거치하고서 이 자석과 림의 간격을 수동으로 세밀하게 잘 조절하고서 QR로 조이도록 되어 있어서 좀 귀찮았었는데, 이제는 자동으로 동작하니 그 과정이 필요 없습니다. 자전거만 거치하고 바로 돌리면 됩니다.


오른쪽 하단에 삐죽 나와있는 고정용 구조물에는 파워미터 동작을 위한 스트레인 게이지가 있습니다. 자전거에 달린 파워미터와 비교해보니 거의 비슷하게 나와서 앞으로 로라 돌릴때에는 로라의 파워미터를 쓰기로 했습니다.




고정볼트 2개를 이용해 새 저항유닛을 고정합니다. 세부적으로 자석의 위치나 각도 등등을 조절할수도 있는데, 기존과 동일한 위치에 설치해주니 세부조절을 안해도 잘 동작합니다.




5핀 USB로 충전을 해서 쓰는 방식입니다. 배터리는 10시간까지 동작합니다. 전기를 꽂지 않아도 로라를 돌릴수 있으니 위치 선정이 편합니다. 베란다로 쫓겨 나갔다가 골방으로 쫓겨갔다 해도 전기 콘센트의 위치를 신경 안써도 되는 점이 편리합니다. 그리고, 대회 나가서 전기가 없는 야외에서 워밍업 할때에도 ERG 모드 등 스마트 로라의 기능을 이용해 워밍업을 할 수 있습니다. 몇번이나 쓸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




즈위프트를 이용해 스마트 로라 기능들을 이리저리 테스트를 좀 해봤습니다. 앞쪽은 설정을 이리저리 바꿔보고, 언덕이나 내리막에서 부하 조절이 잘 되는지 등등 그런 것들 살펴보면서 테스트한 흔적들이고요, 3분의 1 정도 지나고 시작한 Emily's Short Mix 워크아웃의 3번째 인터벌 부분부터는 ERG 모드를 이용한 부분입니다. 발로 한땀한땀 와트수 맞춰 로라 돌릴때에 비교해 부하 그래프가 한결 부드럽게 나옵니다. 


다만, ERG 모드가 워크아웃을 결코 쉽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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