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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이야기

Boss DD-20 기가 딜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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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의 트윈 페달 시리즈의 꾹꾹이들은 그 기능이나 편리함에 비해 찾는 사람이 적은 것 같습니다. 이 DD-20도 보스에서 나온 다른 딜레이들, DD-2, DD-5, DD-6 같은 페달들에 비해 찾는 사람이 좀 적습니다. 크기때문인지 가격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Line6의 비슷한 이펙터인 DL4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적습니다.

페달보드에 딜레이 페달을 2개 이상 장착해서 사용하는 기타리스트들이 종종 있습니다. 곡에 따라 파트에 따라 각각 다른 딜레이 효과가 필요해서 그런데요, 이런 경우에 DD-6을 2개 구입하느니 이 DD-20을 하나 사다가 쓰는게 낫겠다는 생각에 DD-20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DD-20에는 2개의 페달이 있는데요, 좌측은 페달의 이펙트 자체를 켜고 끄는 역할을 합니다. (전원이 꺼지진 않습니다) 오른쪽 페달은 기본적으로는 밟을 때마다 5개의(Manual, 1,2,3,4) 프로그램 사이를 전환해줍니다. 한편, 오른쪽 페달을 2초간 밟으면 텝템포 페달로 바뀝니다. 원하는 박자에 따라 오른쪽 페달을 밟아주면 딜레이 타임이 그에 따라 설정되게 됩니다. 외장 풋페달을 (FS-5U) 연결해주면 탭템포를 더 손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전환 방식은 설정을 해줄 수 있는데요, 디폴트로는 순차적으로 바뀌게 되어 있지만 특정 두 모드 사이를 왔다갔다 하도록 설정할수도 있다고 메뉴얼에 써있습니다. 저는 좀 헛갈려서 그대로 쓰기로 했습니다.

딜레이의 종류에는 모두 11가지가 있습니다. 몇가지는 참 좋은데 Warp나 Twist같은 딜레이들은 재미있는 소리(슝슝슝~, 뿅뿅뿅~)가 나기는 하지만 실제 연주에서 쓰려면 각오가 남다르지 않으면 안될거 같습니다. 보통 Analog나 Tape Echo, Smooth 등의 소리들이 많이 쓰일 것 같습니다. Standard 모드가 그냥 일반적인 디지탈 딜레이인데요, 이 standard 모드의 경우에도 DD-5,DD-6등과는 달리 Tone 노브가 달려 있어서 딜레이 되는 음의 톤을 조절해줄 수 있습니다. 고음부를 깎을수도 있고 부스트(?)할 수도 있어 조절하기에 따라서 아나로그 소리에 가까운 소리를 낼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페달형 딜레이 페달들에는 왜 Tone 노브가 없는지 참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공간이 협소하다던지 하는 이유가 있었겠지만 DD-5에 이런 톤 노브만 달려 있었어도 디지탈 방식이라 음이 너무 선명해서 거부감이 느껴진다느니 하는 그런 말을 듣지는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참고로 페달 모디 업체인 아나로그맨에서 보스 디지탈 딜레이들에 대해 High-cut 모디를 제공하더군요. 그리고 아이바네즈의 DE7에는 딜레이 모드 이외에도 Echo 모드가 있어 딜레이 음의 고음을 어느 정도 깎아서 에코머신 비슷한 소리를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스테레오 입력/스테레오 출력을 제공하는데요, 출력모드를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양쪽에서 스테레오 소리가 나도록 할지 아니면 한쪽 채널에서는 원음이 나고 나머지 한 채널에서 딜레이 음만 나게 할지 설정을 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모노 입력/스테레오 출력으로 이용하는데 출력 모드는 앰프 두개를 울리기 위해 원음+딜레이음 설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Panning 같은 스테레오 딜레이를 선택하면 그냥 스테레오 모드로 출력됩니다.

딜레이 모드들 중에 Modulation이라는 모드가 있는데요, 이건 U2의 Edge같은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Electro Harmonix의 Memory Man에서 볼 수 있는 모듈레이션 딜레이를 재현해놓은 겁니다. 딜레이 되는 반사음들에 갈수록 모듈레이션이 걸리는거죠. 이 모듈레이션이란게 결국 코러스 소리라 잘만 설정하면 (rate 30 depth 90 정도) 코드 아르페지오를 하거나 솔로를 할 때 쓰기에 적당한 코러스 소리를 얻을 수 있더군요. 그래서 어차피 많이 쓰지도 않고 해서 이참에 페달보드에서 코러스 페달을 빼버렸습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Phones 잭이 달려있다는 겁니다. 헤드폰을 연결해서 듣기 위한 잭인데요, 혹시나 해서 이곳의 출력을 그대로 튜너에 연결해주니 튜너가 잘 동작합니다. 페달보드에 튜너아웃 기능이 있는 페달이 있으면 그곳에 튜너를 연결하면 손쉽지만 저는 볼륨 페달도 사용하지 않고, 어떤 분들이 추천하는 것 처럼 스테레오 페달의 안쓰는 쪽 출력 하나를 튜너에 연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기타가 저 혼자인데다 요즘 앰프를 스테레오로 울리는데 재미가 붙었습니다) 딱히 튜너를 연결할 수가 없었습니다만, DD-20의 헤드폰 출력에 튜너를 연결할 수 있으니 참 좋습니다. 물론 줄 맞추는 소리가 사람들한테 다 들릴테지만.. 신경 안씁니다. ^^

보스의 딜레이들이 모두 그렇듯이 페달이 켜지고 꺼질 때, 그리고 메모리가 바뀔때 바로 직전의 딜레이의 메아리(?)가 유지됩니다. 물론 바로 직전의 것만 유지가 됩니다. 3번 바꾸면 맨 처음 메아리는 없어지는겁니다. 한가지 재미있는점은 바로 직전에 플레이 되던 소리가 SOS(Sound On Sound)를 이용한 무한루프(?)나 그런 비슷한 긴 피드백을 가지는 것이였더라도 다른 채널로 바꾸거나 페달을 꺼도 계속 그 딜레이 소리가 유지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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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마음에 안드는 점은 위의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페달보드에 붙일때 아답타 전원잭의 위치와 출력 잭의 위치가 어중간합니다. 대체적으로 딜레이 페달들은 페달보드 상의 제일 최종단인 왼쪽에 위치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일텐데요, 제일 왼쪽에 아답타 전원잭이 달려있고 그 다음 공간이 조금 떨어져서 출력잭 2개가 연달아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출력잭을 꽂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DD-20 바로 윗쪽에 다른 페달을 딱 붙여 장착하기가 좀 힘듭니다. 아니면 DD-20을 페달보드의 제일 윗쪽에 붙여서 설치를 해야 합니다.

GT 시리즈나 ME 시리즈 멀티를 쓰시는 분들 이야기가 “역시 공간계는 보스다!”라고 하는데요, 저처럼 꾹꾹이를 좋아하지만 공간계만은 보스의 멀티 시리즈가 조금 아쉬운 경우에는 DD-20를 이용하는 것이 괜찮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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