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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 이야기

빅스비 B5 설치 (Vibramate로 구멍 뚫지 않고)


나이가 들었는지 할로 바디 기타나 세미 할로 기타를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저렴한 에피폰 DOT을 하나 구해서 쓰고 있습니다. 하드웨어나 마무리가 조악해서 참지 못하고 역시 하드웨어들을 모두 고또 하드웨어로 바꾸고, 그로버 락킹 튜너, 호블랜드 뮤지캡, Parsons Street 픽업으로 교체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나름 만족해하면서 쓰고 있기는 한데, 웬지 모르게 빅스비를 설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마침 리치 블랙모어가 펜더를 잡기 전에는 깁슨 335에 빅스비를 달아서 썼다는게 기억이 나서 찾아보니 길쭉한 B7모델이 아니라 위 사진과 같이 짧은 B5 모델이네요. 보통은 길쭉한 B7이 달려져 나오거나 나중에 달거나 하던데 말입니다. 어쨌든, 그래서 저도 이걸 달아볼 요량으로 사왔습니다.

하지만, 기타에 구멍을 뚫어서 설치해보려니 귀찮기도 하고, 한동안 좀 바쁘고 그래서 하루 이틀 시간만 보내다가, 구멍을 뚫지 않고도 빅스비를 설치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EZ-Mount, Vibramate가 대표적인 제품들인데요, 이들 중에 Vibramate가 더 깔끔하게 설치가 되는 것 같아서 이걸 주문했습니다.


제품 구성은 이렇습니다. 스탑테일을 떼어내고 그 구멍에 커다란 볼트 2개로 Vibramate를 고정시키고요, 빅스비 암을 그 위에 작은 나사 4개로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볼트는 각각 mm 단위용과 inch단위용으로 2세트가 들어있습니다. 십자(+) 볼트가 mm 방식이고 일자(-)볼트가 inch 방식입니다. 에피폰은 mm 방식이니 십자 볼트를 사용합니다. 깁슨이라면 inch 방식의 일자 볼트를 사용해야 합니다.



먼저 브릿지와 스탑테일을 모두 떼어내고요,


십자 볼트 2개로 Vibramate를 잘 고정시킵니다. 2개의 볼트만으로 고정이 되는건데요, 바디의 곡선이 아치탑이기 때문에 뒷쪽은 어쩔수 없이 허공에 떠있습니다. 처음 봤을땐 불안할줄 알았는데 별로 불안하진 않네요.


빅스비 암을 올려놓고 나사 4개를 조여서 고정합니다.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부분입니다. 나사 위치도 딱 맞고요.

이렇게 하면 빅스비의 설치가 끝납니다. -_-;;

이제 줄을 끼우면 되는데요, Vibramate 홈페이지에서 String Spoiler라는걸 판매하기에 그냥 함께 주문했습니다. 이건 빅스비의 줄 교환을 편하게 해주는 작은 소품입니다.


위의 사진과 같이 원래는 줄을 끼워야 하는 작은 막대기 6개가 있는 곳에 이 스트링 스포일러를 끼워 넣습니다. 그러면 위와 같이 딱 맞습니다. 그리고 뒤쪽의 구멍에 줄을 걸면 됩니다.

빅스비의 줄 교환 작업이 초보자에게는 무척이나 힘든데요, 이걸 좀 편안하게 해주자는 취지에서 나온 제품인 것 같습니다. 효과는 줄 갈기가 조금 편안하다는 점 말고는 잘 모르겠습니다. 편안하긴 편안합니다. 교환 속도도 빠르고요. 하지만, 빅스비에 줄이 휘감겨(?)있는 야성적인 모양새를 조금 깎아 먹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줄 교환이 완료된 모습입니다. 몰래 밤중에 스탠드 불에 의지해서 작업을 하다 보니 사진들이 좀 어둡네요.

빅스비를 달고 나니 톤은 조금 더 금속성으로 튀는 소리가 섞이는 듯 하네요. 아밍은 뭐 반음 정도 되는건가 싶고요. 튜닝은 의외로 별로 불안하진 않은것 같네요. 아밍을 안해서 그런가..^^ 무엇보다 기타가 많이 무겁게 느껴지네요.


SG61과 함께 매달린 DOT... 덩치 크고 힘 센 마누라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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