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전거 이야기

가민 엣지 830을 한달간 써보고..

한달 정도 썼네요. 그동안 느낀 점들을 써봅니다. 

 

1. 터치도 빠르고 동작도 빠르고..

지금까지 써본 가민 엣지 기기들 중에 제일 빠른것 같습니다. 써본거라곤 1000, 510, 520 밖에 없긴 하네요. 1000의 터치와 오동작(비나 땀이 묻으면 아무데나 막 눌리고 필드 맘대로 바뀌고 등등)에 질려서 결국 520으로 안착했었는데, 정말 많은 수의 잔잔한 버그들과 배터리 광탈에 지쳤었는데, 830은 속도와 배터리 면에서는 매우 좋습니다. 일단은.. ^^

 

다만, 땀이 많이 나서 땀 묻은 손으로 터치 쓰려면 여전히 불편하네요. 가민 리모콘이나 di2의 후드스위치를 사용하면 좀 낫습니다. 어차피 네비게이션도 잘 안쓰고 그럴거면 버튼식인 530을 샀어도 괜찮았을것 같기도 합니다.

 

2. 코스만 넣으면 나머지는 알아서..

예전에는 GPX 파일을 넣을때 일일히 주요 지점들(오르막 정상, 교차로 등등) 웨이 포인트들 찍어서 TCX로 변환해서 가민에 넣고 그랬었는데요, 830과 530에는 별로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기본으로 깔리는 맵이 HERE맵인데요, 이 지도가 실시간 네비게이션 용도로 쓰기에는 매우 부족한데, 턴바이턴 길안내에 쓰기는 충분히 좋습니다. 대충 GPX만들어 던져 넣어도 아래와 같이 교차로 목록이나 턴바이턴 안내를 훌륭하게 해줍니다. 

 

네비게이션 기능은 UI가 불편해서 쓰기 어렵더라구요. 중요한 지점들을 미리 저장해놓고 (집, 반GS, 터미널 등등) 그곳들을 찾도록 하는건괜찮습니다. 주변 편의점이나 식당 등 POI 검색해서 찾아갈때에도 그럭저럭 쓸만하고요. 하지만, 정확한 명칭이나 주소를 직접 입력해서 찾는다거나 하는 부분은 너무 불편합니다. 전화번호 검색도 뭔가 잘 안되고요.. 이 네비 부분의 UI나 UX는 와후 Elemnt가 훨씬 편한것 같습니다. (와후는 지도가 안좋은게 문제..)

 

 

530/830의 제일 좋은 기능 중 하나는 ClimbPro 기능입니다. GPX 코스상에 오르막으로 보이는 곳이 있으면 따로 모아서 Climb 페이지를 구성해줍니다. 목록을 보면 오르막이 몇개인지, 각각의 오르막들까지의 거리, 경사도, 오르막의 길이 등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줍니다. 

 

달리는 동안에 오르막에 진입하면 경사도가 어떤지, 얼마나 남았는지 등등을 보여주는데, 제 경우엔 이 기능이 너무너무 편합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끌바를 하면 되는지 알수 있거든요..ㅋㅋ

 

 

3. 훈련 관련 기능들은 좋을수도 나쁠수도..

제 경우에는 달리기 등의 용도로 가민 시계(Forerunner 945)를 함께 쓰는데요, 휴대폰을 중심으로 830과 서로 운동이나 훈련 관련 데이타를 주고 받습니다. 가민 시계로 달리기를 하면 830에서도 보이고, 그 반대로도 마찬가지고.. 칼로리나 운동량 관리를 일관되게 할수 있죠. 리커버리 시간, VO2Max, FTP, 유산소 운동효과, 무산소 운동효과 등등의 운동관련 정보와 건강 관련 정보들이 두 기기 사이를 왔다갔다 합니다. 

 

가민의 Training Plan을 요즘 써보고 있는데, 이것도 꽤나 편리합니다. 이것도 기기들을 넘나들면서 계획이나 결과 등을 주고 받아가며 동작합니다.

 

가민 시계에서 아래와 같이 최근 4주간의 분야별 운동효과들을 관리도 해줍니다. 무산소, 약유산소, 강유산소.. 어느 종류의 운동이 부족한지 등등을 기기들의 정보를 종합해서 알려줍니다.

 

 

 

 

 

 

 

다만, 물이나 음식물 섭취에 대한 기능들은 좀 불편하고 귀찮네요. 시도 때도 없이 화면 다 가리고 물 마셔라, 음식 먹어라 잔소리가 나옵니다. 귀찮아서 꺼놨습니다.

 

 

 

4. 지도는 그럭저럭..

HERE맵이 기본이 되어 있는데요, 와츠맵과 비교.. 

비슷한 곳에서 좌측이 HERE맵, 우측이 와츠맵.. 그냥 길 찾아 다니기는 와츠맵이 괜찮은데요, 데이타의 양은 HERE맵이 훨씬 많습니다. 얼마전에 해남/진도에 다녀왔는데, 웬만한 시골길들도 두 지도 모두 잘 나오네요.

 

다만, 제 경우 한가지 불만은 언어 문제입니다. 

가민의 한글 폰트가 안이쁘고 눈에 잘 안들어와서 평소에 기기를 영문으로 설정을 해놓고 쓰는데요, 와츠맵은 그런 때에도 한글로 지명을 잘 보여주는데, HERE맵은 영문으로 바꿔서 보여줍니다. 근데, 글자가 많아서 길이 잘 안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1000에서 OSM 지도 쓸때같은 느낌이랄지.. 지도는 그냥 한글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5. 막강 조합!!!! 스트라바 경로생성 기능 + 턴바이턴 안내 + ClimbPro

가민의 기능은 아니고 스트라바의 기능이긴 하지만, 계획 없이 해남에 놀러갔을때 이 스트라바의 경로 생성 기능 덕분에 즐거운 라이딩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 그림은 DCRainmaker의 사이트에서 가져온 스트라바 경로 생성 기능 화면입니다. https://www.dcrainmaker.com/2019/02/strava-rolls-out-new-finger-dragging-route-creation-feature.html )

 

좌측과 같이 화면상에 손가락으로 대충 동그라미를 그리면 스트라바가 인기가 많은 길들을 위주로 우측과 같이 세밀한 코스를 짜줍니다. 저장하고 나서 가민 기기의 Strava Routes 앱을 켜서 코스를 골라주면 기기로 바로 올라가고 라이딩이 가능합니다.

 

 

 

코스 파일을 구하더라도 보통 시작 지점이 어디인지 신경 써서 찾아가야 하고 그런데요, 이건 그냥 스트라바 앱을 열어서 내가 있는 곳을 기준으로 지도상에 대충 동그라미만 그려주면 알아서 인기있는(==스트라바 상에 라이딩 활동이 많은) 구간들이 포함된 코스를 짜주니 정말 편리하더라구요. 게다가 만들어진 코스를 달리는 동안에도 830의 턴바이턴 안내 기능도 잘 동작하고, ClimbPro가 경로상의 오르막들도 정리해서 보여주고.. 여러모로 정말 라이딩이 편안했습니다. (가민 기기에도 비슷한 경로 생성 기능이 있기는 한데, 화면 좁고 UI가 심히 불편합니다.)

 

덕분에 생전 처음 계획도 없이 가본 진도와 해남 라이딩을 매우 즐겁게 마칠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이 기능들을 이용해서 돌아본 해남과 진도.. 아무데나 주차하고, 동그라미 대충 그려 코스 만들고, 바로 라이딩.. ㅋㅋㅋ

 

6. 버그는 좀 많음.. 

영문판은 버전이 4쩜대로 이미 올라갔는데, 한글판은 여전히 2점대... 

이번주에 새 펌웨어가 올라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최근 몇년간 항상 속아왔지만 이번에도 부질없는 기대를 해봅니다. 새로운 버그만 더 생기지 말라고..

 

대체적으로 많이 보이는 버그는 센서 끊김(블루투스는 특히 심함)과 수치이상(케이던스 2000 나옴ㅋㅋㅋ), GPS 끊김, 고도 쩜프(수만 m씩 올라갔다고..), 랜덤한 멈춤현상, 간헐적 라이딩 정보 날아감, 경사도 이상, 폰 페어링 끊김 정도입니다.. 매우 정상적인 가민 소프트웨어죠..ㅋㅋㅋ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