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iiii의 무소음 스마트 로라 Fliiiight가 도착해서 잠시 써봤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로라가 이 바로 전 버전인 STAC Halcyon이라서 두 기종의 장점과 단점을 비교해볼 수 있었습니다.
자전거 거치방법 개선
아래와 같이 자전거의 거치부와 저항유닛 부분이 STAC Halcyon에 비교하면 월등히 깔끔해지고 덜 공돌이스럽게 개선되었습니다.
STAC Halcyon에서는 자전거를 고정하는 부분에 커다란 윙넛이 있었는데 Fliiiight는 그게 없어지고 간소화 되었습니다. 두개의 다리의 바닥에는 높이를 미세조절할 수 있는 발도 달려있습니다.
저항유닛은 정확히 좌우로 이동합니다. Stac의 버전은 클램프 형태라서 원호를 그리며 자석이 이동을 했던것에 비하면 좀 더 정밀한 동작이 가능한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전기 없어도 됨. 2시간 동안은..
기본적으로 내장 배터리로 동작합니다. 충전 케이블을 연결해놓으면 사용과 동시에 충전도 가능하고요.
STAC은 전원 스위치가 없어서 페달을 돌리면 전원이 켜지고 몇분간 놔두면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되는 형식이었는데, Fliiiight에는 전원스위치가 달려 있어서 언제나 끄고 켤수 있습니다.
충전잭도 마이크로 USB에서 USB-C로 변화하였고, 끝부분이 자석으로 처리되어 있어 실수로 케이블을 잡아 당기거나 충격이 가해지거나 하면 분리가 되어 충전 포트를 안전하게 보호해줍니다.
배터리 방식이 좋은 점은 이곳 저곳으로 쫓겨나며 운동을 해야할 때에 전기줄을 길게 끌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대회에 나가서도 워밍업 용으로 사용이 가능하고, 베란다, 현관, 다용도실 등등에서 로라를 돌려야 할 때에도 최악의 경우 외장 배터리 하나 챙기면 되니 별 걱정이 없습니다. 심지어 아파트 비상계단 옆, 주차장에서 돌려본 적도 있습니다. ^^ 배터리 동작 방식과 가벼운 무게(7kg), 판판하게 접히는 점이 다른 스마트 로라에 비교해 아주 큰 장점입니다.
가상 관성
Fliiiight에서는 자석 저항유닛이 잠시도 쉬지 않고 움직이며 가상 관성을 만듭니다. STAC Halcyon에서는 휠에 커다랗고 무거운 무게추를 달아서 이런 관성을 만들어 냈었는데, 이걸 모터를 계속 움직여 비슷하게 만들어내는겁니다. 어차피 관성이란게 페달에 힘을 덜 줄때에도 바퀴가 계속 돌아가게 만들어주면 되는 것이니, 저항을 살짝씩 강하게 약하게 조절하며 비슷하게 동작하도록 만들어주는 겁니다.
STAC Halcyon의 배터리가 10시간 정도 지속되는데 Fliiiight는 2시간인 이유가 여기 있다고 합니다. 배터리 유닛 자체는 큰 차이가 없는데 가상 관성을 위해 저항기가 자주 움직여 전력소모가 크다고 하네요.
가상 관성이 동작하는 원리와 뒷바퀴에서 케이던스를 알아내는 방법에 대해 관찰을 통해서 파악을 해봤습니다. 페달을 돌릴때 완벽하게 평탄하게 파워가 나오지는 않는다는 점에 착안한것 같습니다. 페달을 밟아 파워를 가하기 시작하고 피크점을 지나 파워가 덜 나오는 단계로 들어가고, 그걸 좌측발과 우측발이 번갈아 계속 반복하기 때문에 파워가 살짝씩 요동을 치게 되는데요, 이 파워의 요동을 읽어내어 케이던스와 가상관성의 적용 타이밍을 알아내는것 같습니다. 페달에 힘이 강할 때에는 저항을 강하게 줬다가 피크점을 지나면 살짝 풀어주는 방식으로 가상관성을 만들어 내는 방식인것 같습니다. 나름 신선한 방식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튜닝이 좀 덜 되어 이 타이밍이 약간씩 틀어질때가 자주 있습니다. 케이던스가 짧은 순간 큰 폭으로 바뀔때 주로 그렇습니다. 강한 인터벌 후 힘들어 페달에서 힘을 빼거나 하면 케이던스가 갑자기 떨어지게 되죠. 그래서 다음번 피크점을 예측해서 강하게 잡아줘야 하는데 케이던스가 순간 바뀌어 버려서 힘이 들어가지 않는 타이밍에 휠을 더 강하게 잡는다던지 하는 식으로 타이밍이 조금 어긋날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펌웨어 업데이트를 거듭할때마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어서 앞으로는 나아질거라고 합니다. 4iiii앱을 써보면 광센서가 휠의 스포크의 갯수까지 파악해서 현재 위치를 측정하는걸 알수 있는데요, 아직은 가상관성을 적용할 때에 그 정보를 완전히 활용하지는 못하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갑니다. 이 부분이 개선의 여지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ERG모드
아래의 두 그래프는 동일한 워크아웃을 STAC Halcyon과 Fliiiight로 각각 돌렸을 때의 파워 그래프입니다. STAC의 그래프가 훨씬 평탄한걸 볼 수 있습니다. 가상 관성의 타이밍이 완전하지는 않아서 파워의 요동이 좀 큽니다. 물론, 이 정도의 요동이 워크아웃 돌리는데에는 큰 문제는 없습니다.
ERG모드의 특성상 타겟 파워가 변화할때마다 보통 약간의 딜레이가 생기는데요, Fliiiight는 이 딜레이가 네오와 와후 기종들보다 월등히 짧습니다. Fliiiight의 앱에는 아직 이 부분이 안들어가 있는데요, STAC Halcyon은 앱에서 이 딜레이를 마음대로 변경 가능합니다. 낮은 파워 돌리다 높은 파워로 올라갈때에는 너무 급작스럽게 변하면 심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일부러 0.5초 정도 약간 딜레이를 주도록 설정해놓고 있고요, 높은 파워에서 낮은 파워로 내려갈때에는 한시라도 빨리 쉬는게 좋아서 딜레이 없이 그냥 바로 "짠!"하고 변하게 해놓고 쓰고 있습니다.
여러 리뷰들에 따르면 Fliiiight의 내장 파워미터의 정확도는 1%입니다. 대부분의 스마트 로라들은 이 정확도가 2%대이죠. 스마트 로라 사용자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뭐 큰 상관 없습니다. ^^
여러모로 Fliiiight는 ERG 모드를 위주로 쓰는 경우에 꽤 괜찮은 효과를 보여줍니다.
SIM모드
즈위프트상의 지형을 따라 저항이 변화하도록 SIM모드로 두고 돌려보면 이건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바로 듭니다. 도로 주행 느낌(Road Feel)이 영 나빠서 한번 달리고 나니 그 다음엔 별로 다시 하고싶지 않습니다. 거기다가 내리막 구현이 없다는 점은 현실감을 대폭 깎아 먹습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긴 내리막 내려가는 동안 바퀴는 돌다가 멈추고 말이죠. 탁스 네오는 내리막에서 모터로 플라이휠을 돌려주고, 와후는 커다란 플라이휠이 실제 관성으로 핑핑 돌아서 실감이 나는데 말입니다. 이 로라의 저항 방식의 특성상 바퀴가 돌지 않으면 저항은 아예 없다고 볼수 있습니다. 내리막 끝나고 바로 다시 오르막을 만난 경우 부랴부랴 페달질을 해서 큰 파워를 가해서 달려오던 힘과 함쳐 그 탄력으로 오르막을 올랐으면 좋겠는데.. 페달이 무저항 상태입니다. 정말 적응 안됩니다.
이 외에도 말로 표현하기 힘든 위화감이 너무 많습니다. ERG 모드 전용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하고 그냥 워크아웃이나 열심히 돌리고 있습니다.
소음과 진동
STAC Halcyon에 비교해 소음이 묘하게 약간 증가한 느낌입니다. 저항유닛 움직이는 모터의 소리가 살짝 추가되어 그런것 같기도 하고요, 크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닙니다만.. 소음과 진동에 민감한 집이라 골고무판과 런닝머신용 매트 등 STAC Halcyon 쓸때 사용하던 방진용품들을 다시 그대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펌웨어 업데이트
중요한것 한 가지.. 펌웨어 업데이트입니다.
안드로이드에서 펌웨어 업데이트를 할 방법이 없어서 다른 여러가지 건의사항 및 질문들과 함께 Fliiiight 개발팀에 메일을 보냈는데요, 장문의 답장을 보내주네요. 그 동네는 홀리데이 시즌이라 다들 놀텐데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_-
현재 iOS 클라이언트는 앱 스토어에 있어서 펌웨어 업데이트나 로라 세부 설정 등등에 사용이 가능한데요, 안드로이드용 클라이언트는 개발자가 출산휴가를 떠나서 아직 플레이 스토어에 올라가 있지 않다고 합니다. 임시방편으로 PC나 안드로이드에서 크롬 브라우저를 이용하여 아래의 주소에 접속하면 펌웨어 업데이트 작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블루투스 가능한 노트북에서 해보니 잘 되는데, 이상하게 제 안드로이드 폰에서는 잘 안되네요. 왜 그런지 잘 모르겠습니다. 권한 문제인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펌웨어 업데이트 페이지(구글 크롬으로 접속할것) => https://staczero.com/troubleshooting-beta
처음 구입시 설치되어 오는 펌웨어 버전에 비해 최신 버전인 3.7.0은 가상관성과 road feel 등 많은 부분이 개선되어 있으니 꼭 업데이트를 해야 합니다. 1월 초순에 또 한 차례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고, 그 이후로도 지속적인 개선작업이 진행 예정이라고 합니다.
새 펌웨어를 기다리며..
가민 830도 펌웨어 기다리느라 목이 빠졌었는데, 트림 원의 펌웨어도 기다리다 목이 더 늘어지고, 이제는 Fliiiight의 펌웨어도 기다리느라 굵은 목이 길어지고 있는거 같습니다.
4iiii Fliiiight도 STAC Halcyon처럼 선뜻 모두에게 추천하기는 당분간 힘들것 같습니다. STAC때에는 너무 공돌이스러운 외관과 사용법 등등 때문에 그랬는데, Fliiiight는 실감나는 라이딩 느낌이 너무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저야 뭐 어차피 공돌이이고 라이딩 느낌 따위 필요 없고, 새벽에 ERG 모드로 워크아웃 훈련 하는데에만 로라를 사용하고 있으니 별 상관 없습니다만, 로라 초보자들은 즈위프트 코스 한번 달려보고는 정말 재미 없다고 느끼고 로라에 대한 흥미를 잃을게 뻔해서 주변 사람들에게는 그냥 탁스 네오2 추천해주고 있습니다.
새 펌웨어가 빨리빨리 나오기를 기대해봅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