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된지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별다른 변화 없는 외형/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피그노즈 앰프입니다. 방마다 조그만 앰프를 하나씩 가져다 놓고 싶어서 하나 들여놨습니다. -_-
전면 패널은 단순함의 극치입니다. 스피커 그릴이 있고, 돼지코 모양의 전원 스위치 겸 볼륨이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기타잭을 꽂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한가지 괜찮은 점은 기타잭을 뽑으면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된다는 겁니다.
사운드는 그냥 보통의 TR 앰프 소리입니다만 싱글 코일 기타에서 더 예쁜 소리를 내주는 것 같습니다. 적은 볼륨일때에는 생톤이 나오고 볼륨을 조금 올리면 오버드라이브가 걸립니다. 험버커 픽업에서는 매우 적은 볼륨에서도 오버드라이브가 걸려서 좀 그렇습니다. 어쨌든 픽업의 종류에 상관 없이 매우 블루지한 소리를 내줍니다.
Tone 노브가 하나 있으면 더 유용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 앰프에는 심플함을 위해 톤 노브가 없고, 대신 이렇게 옆 뚜껑을 열어서 그 각도로 톤을 조절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_- 뚜껑을 열면 닫았을 때보다 고음이 늘어난 소리가 나고, 각도에 따라 그럴듯한 소리의 변화가 있습니다.
이 앰프로 연주를 하다 보면 누구나 리버브가 달려 있으면 참 좋겠다고 느끼게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곧 생각을 바꿔 먹고 앰프의 기본 사상(?)에 걸맞게 목욕탕에 넣어놓고 연주하니 자연스럽게 리버브가 걸려 듣기 좋은 소리를 내주네요. 그렇다면 레슬리 스피커나 페이저 사운드가 필요하면 목에 매달고 빙글빙글 돌아야 하는 걸까요? ^_^
뚜껑을 열어 속을 보면 구조가 매우 간단하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앰프 부분은 작고 견고해 보이는 상자에 들어있습니다. 전면부에는 배터리를 넣는 곳이 있는데 AA 배터리 6개로 구동됩니다.
그리고, 케이스의 위쪽에는 들고 옮기기 좋은 손잡이가 붙어 있고, 양옆에는 스트랩 같은 걸 매어두는 용도로 쓸 수 있음직한 걸쇠 같은게 달려 있습니다.
앰프의 뒷쪽에는 전원 아답타 꽂는 잭과 프리앰프 아웃 잭이 있습니다. 이건 좀 의외인데 프리앰프 아웃 잭을 이용하면 프리앰프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리 고급스러운 톤은 아니지만 피그노즈 앰프 특유의 소리를 내줍니다.
거의 최초로 출시된 배터리 구동 앰프인데요, 아직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걸 보면 이 앰프에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은게…
이래저래 미니 앰프만 늘어갑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