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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5건

  1. 시대정신 속편(Zeitgeist Addendum). IMF와 국제금융자본... (13)
  2. 조작된 시대정신, Zeitgeist. (22)
  3. 팽귄들의 행진 (2)
  4. Ray
  5. 서울에 딴스홀을 許하라

시대정신 속편(Zeitgeist Addendum). IMF와 국제금융자본...

책&영화 이야기


Zeitgeist 1편에 이어 2편이 나왔습니다. 역시나 홈페이지에서 발표가 되었고요, 구글 비디오에서 볼 수 있도록 되어있네요. [Zeitgeist Addendum 영문판 보기] (추가 : 구글비디오에 한글 자막판이 올라왔습니다.) [시대정신 속편 한글 자막판 보기] 

좀 더 좋은 화질로 보시려면 동영상과 한글 자막을 다운로드 받으시면 됩니다. [한글자막 받기] [동영상 파일 받기] 
(동영상 받기는 Bit Torrent를 이용해서 받아야 합니다. 없으신 분은 다음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시면 됩니다. [Bit Torrent 받기])

사실 1편이 원래 그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꽤나 충격적이었는데요, 2편은 그에 비하면 충격은 비교적 덜합니다. 다만, 우리나라에 해당하는 내용이 조금 있어서 자세히 보게 되네요.

대체적인 내용은 앞부분은 미국이 어떻게 세계의 다른 나라들을 경제적으로 지배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과 뒷부분은 "이렇게 살지 말자!"는 새로운 운동을 제안하는것 같습니다. 내용이 더 많긴 한데 흥미있는 내용은 주로 이 두가지였습니다.

앞부분에서는 미국의 경제 체계, 즉 1편에서 지적했던 FRB와 국제금융자본들의 지배를 받는 미국의 경제 체계가 왜 문제인지(실물이 앞서지 않은 가상의 가치에 기반한 금융체계에 대한 비판인것 같습니다. 자세한건 제가 영어와 경제지식이 동시에 짧아서 잘...) 간단히 설명을 하고요, 이들 자본가들이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 하기 위한 방법들을 설명합니다. FRB가 공급하는 통화량 전체의 3%만 실제 돈으로 존재하고 나머지는 그냥 컴퓨터 상의 계좌로만 남아있는거라고 하네요. 금본위제 시대에는 모든 돈의 금액에 해당하는 금이 실제 있어야 했던것에 비하면 요즘엔 그냥 뭐 없는걸 있다 치고 시작하는게 문제라는거 같습니다. 

제가 제대로 이해한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암튼, 그런 식으로 발행도 되지 않은 돈을 담보로 또 화폐를 발행하고 뭐 그런 식으로 거의 화폐량을 무한정 늘릴수 있다는 점이 미국 화폐제도의 맹점인 것 같습니다. 거품을 기반으로 한 경제체계라니 무섭습니다. 그렇게 있지도 않은 돈으로 금리를 챙기는건 FRB를 이루고 있는 국제금융 자본가들이고 이렇게 있지도 않은 자본으로 세상을 좌지우지 합니다. 정말 머리 좋은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25분 정도부터 우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내용이 나옵니다. Economy Hitman을 하던 사람이 나와서 증언을 하네요. 그러다 40분부터 실제 기법을 잘 설명해줍니다. 1998년에도 그랬지만 지금의 경제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세계화의 기치 아래에 금리, 인플레이션등으로 장난질을 쳐서 통화가치 폭락을 유도해서 남의 나라(주로 못사는 자메이카 같은 나라들을 예로 드네요)를 패닉 상태로 몰아넣은 다음 IMF를 이용해서 이익을 챙겨가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날짜를 정한 듯이 화폐 가치를 폭락시켜 거지를 만든 후 외채 상환을 위한 구제금융을 주면서 조건으로 내거는 것들이 우리 귀에도 매우 익숙한 것들입니다. 구조 조정, 공기업 민영화, 사회안전망 축소... 그렇게 구조조정 되고 민영화된 것들은 국제 금융자본가들에게 헐값에 팔려가는 겁니다. 물론, 해외투자 유치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요... 결국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따로 있습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대본이나 자막이 나온 후에 파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경제 관련 단어들을 잘 못알아듣겠네요. -_-


상대적으로 후반부는 캠페인적 성격이 강하고 우리와는 큰 연관이 없어서 흥미가 떨어집니다. 비너스 프로젝트라는걸 후원하자고 하는거 같은데요, 가상의 가치에 기반한 현재의 경제 체제를 바꾸자는 것 같습니다. resource(실물이란말인가?) 기반의 사회를 만들자는 주장인 것 같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기반으로 사회를 이끌어 가자는 등 뭐 그런 말이 많고 그런거 같은데... 잘 못알아듣겠는 것도 많고.... 기억나는건 맨 뒷쪽에 나오는 행동 지침... 신문 등 대형 미디어들을 믿지 말자, 군대 가지 말자, 뭐 그런 비슷한 행동 지침들이 나오네요. 

국제금융자본이란게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제학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제게는 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만, 어떤 글에서 보니 로마시대에 유럽 전체에 돌아다니던 화폐의 양이 20억 달러 정도였는데요, 중세시대에는 교황청이 통화량을 통제해서 2억 달러 정도로 줄여버려서 의도적으로 경제적 암흑기를 조장했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통화량을 조절한다는게 얼마나 큰 권력인지 날이 갈수록 온 국민이 모두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니...

요동치는 환율과 주가가 참 무섭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추가) 한글 자막이 나왔네요. [한글자막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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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 Torrent가 없으신 분은 다음 링크에서 받아서 설치를 하시면 됩니다. [Bit Torrent 받기]

구글비디오에 한글 자막판이 올라왔습니다. [Zeitgeist Addendum 한글판 보기]

조작된 시대정신, Zeitgeist.

책&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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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5일 출생, 처녀에게 잉태, 출생시 동방의 별, 3명의 왕이 영접, 30세에 사역 시작, 기적을 행함, 12제자, 죽은지 3일만에 부활, 하느님의 양(Lamb of God)이라 불림.
이게 누구를 지칭하는지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알 것입니다만, Zeitgeist라는 영화에 따르면 이건 기원전 3000년의 이집트의 태양신인 호루스(Horus)의 특징들을 나열한겁니다. 호루스 뿐만 아니라 그리스의 어티스(Attis), 페르시아의 미트라(Mithra),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인도의 크리슈나 등 고대의 여러 신들이 거의 대동소이한 특징들을 공유한다고 합니다. 사실 이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합니다만, 저는 12월 25일이 로마의 태양신 축제일을 기독교계에서 빌려다가 쓰는거라는건 알고 있었습니다만, 저렇게 공통점이 많은지는 몰랐습니다.

Zeitgeist(시대정신)

이 Zeitgeist는 인터넷으로 개봉한 영화입니다. 공식 홈페이지는 http://zeitgeistmovie.com/ . 영문자막 버전은 구글 비디오에서 보시면 됩니다. [영문자막판 보기] . 한글 버전을 보시려면 구글 비디오 버전을 보시거나 [한글자막판 보기] 영상 파일과 자막 파일을 받으시면 됩니다. 한글 자막은 Free-rein님께서 작업하신 버전이 있네요. 한글 자막 받는 곳 . 영상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받으시면 되는데 Bittorent를 이용해서 받게 되어 있습니다. 먼저 Bittorrent 프로그램을 받아서 설치하신 다음에 이곳에서 영화파일을 다운 받으시면 됩니다.

전체적으로는 집권 세력이 대중들을 통제하고 손쉽게 통치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는지를 파해치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영화의 제목인 Zeitgeist(시대정신)도 의미 심장합니다. 결국은 조작된 시대정신을 대중들에게 주입하여 피통치인들을 손쉽게 좌지우지 한다는 의미에서의 시대정신입니다.

영화는 크게 3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첫번째 부분은 종교, 두번째 부분은 9/11, 세번째 부분은 FRB(연방준비위원회)에 대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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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에 대한 이야기는 일단 기독교의 위와 같은 특징들의 근원을 따집니다. 12월 25일, 3일만에 부활, 동방의 별, 3명의 왕, 처녀잉태 등등은 모두 천문학적인 암시라고 합니다. 시리우스 별, 오리온 자리의 3별, 세차 운동상의 최저점과 3일만에 다시 회복되는 태양의 고도, 처녀자리, 12궁도 등등... 이쪽으로는 문외한이라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자세한 설명을 해주면서, 결국 예수의 모습은 이집트의 태양신 호루스의 모조라고 주장합니다. 저는 이 부분의 사실 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고대의 신들이나 신화에 공통점이 많은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것까지는 괜찮은데 진짜 문제는 이런 종교를 이용하여 사회를 지배해온 방식인데요,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승인한 이후부터 1600년간 기독교는 서방세계의 근간을 이루며 철권을 휘둘러 왔습니다. 유럽에서는 종교재판소가 거의 1000년 가까이 지속되었고, 정치 사상이 상이한 사람들을 이단이나 마녀라는 죄목 하나로 간단하게 처형할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 시대에 생각해보면 참 편리한 사회통제 도구입니다.


영화의 두번째 부분인 9/11에 대한건 이미 유명해진 9/11에 관련된 음모를 다룬 Loose Change라는 비디오와 거의 대동소이합니다. 다만, 이 영화에서는 베트남전의 시작이 된 통킹만 사건이라던가, 세계 대전에 미국이 참여하기 위한 명분을 세우기 위해 조작된 미국 화물선 격침 사건 등등을 함께 나열하여 테러와 전쟁 역시 통치의 도구로 어떻게 쓰이는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9/11 이후 미국에서 생겨난 Homeland security, Patriotic Act 같은 것들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를 설명합니다.

영화의 세번째 부분은 가장 이해하기 힘든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근래 들어 뉴스 등에서 많이 들어본 연방준비위원회(FRB)라는 단체에 대한건데요, 아직도 무슨 소리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핵심은 통화량과 금리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권력이라는 거 같은데요, 이 FRB가 금리를 결정하는 권한이 있고 통화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거 같습니다. 문제는 이 FRB라는 단체가 정부 기관이나 그런게 아니라 국제 은행기업가들의 협의체 같은거라는 겁니다. 이름은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모건, 로스차일드, 록펠러 등등 그런 사람들입니다. 1920년대의 경제공황도 사실 이런 은행가들이 금리로 장난을 쳐서 그렇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 부분은 참 흥미롭긴 한데 경제에 대한 지식이 딸리는 제게는 참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입니다.

영화의 뒷부분에 이들이 현재 어떤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는데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를 합쳐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하네요. Amero라는 화폐를 공통으로 쓸 예정이라고 합니다. 북미연합(North American Union)이라고 하네요. 결국 국제정부를 향해 가는 과도기라고 하는데.. 이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영화는 2시간을 넘어가는데다가 한글 자막도 없고 내용도 전문적인 용어들이 많아서 이해가 좀 어려운 부분도 있긴 한데요, 전체적으로 참 재미있고 흥미진진합니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영화를 봤습니다.

다만, 이 영화를 보고 촛불 집회에 참석하며 언론의 보도등을 살펴보니 좀 무섭습니다. 그간 대한민국을 이끌어온 세력들이 어떤 세력들이고 그들이 이번에 정권을 다시 되찾아 어떤 일들을 벌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종교, 전쟁/테러, 통화량... 이것들을 휘두를 수 있는 권한이 누구의 손에 달려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그들은 세련되지는 못할지 몰라도 강력합니다.

팽귄들의 행진

책&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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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개봉해서 해외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킨 다큐멘타리 영화입니다. 사실 다큐 영화들은 그다지 재미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도 표면적으로 봐서 그리 큰 예외는 아닙니다. 다소 지루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저는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

원래는 프랑스 영화이고 제목도 “황제의 행진”(La Marche De L’Empereur)이라고 합니다. 프랑스어로 된 버전을 보면 우울/난해/엄숙한 분위기의 프랑스 영화 분위기인데요, 한국어 더빙판은 배한성/송도순의 더빙으로 인해 완전 교통방송입니다. 모건 프리먼이 더빙한 영어판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분위기고요. 그래도 이래저래 원판인 프랑스어판이 제일 괜찮은 것 같습니다. 어차피 주요 등장인물이 팽귄이라… ^^

척박한 남극땅에서 새끼를 낳고 기르기 위한 황제 팽귄들의 역경이 주된 내용입니다. 언뜻 보면 그냥 웃기게 생긴 팽귄들이지만 새끼를 낳기 위해 사람보다 더 한 고생을 한다는걸 알았습니다.

번식할 때가 되면 팽귄들은 한날 한시에 한곳에 모입니다. 모인 곳에서부터 무리를 지어 수만 마리의 팽귄이 오아모크라는 곳으로 줄지어 행진을 합니다. 이 오아모크라는 곳은 사방이 얼음으로 둘러 싸여 있고 다른 천적들로부터 안전한 곳이라 이곳에서 번식을 한다고 합니다. 당연히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고 때마침 번식을 할 때가 겨울이 시작되는 때라 다른 생명체들은 살아남기 힘든 조건입니다. 다른 위험들로부터 멀리 떨어지기 위해 그곳에서 번식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 살벌한 곳에서 새 생명이 싹튼다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오아모크에 도착하면 짝짓기를 위한 경쟁이 시작됩니다. 수컷의 숫자가 너무 적어 암컷들끼리 경쟁을 한다고 하네요. 짝짓기를 마치고 몇달 후면 암컷이 알을 낳는데 낳은 알을 수컷에게 전달하고 거의 기진맥진하여 먹이를 찾아 머나먼 바다로 떠납니다. 가서 영양도 보충하고 새끼를 먹일 음식들을 뱃속에 저장하고 오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알을 수컷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추운 바닥에 알을 몇초 이상 떨구면 알이 얼어서 망가집니다. 그 속의 새끼도 당연히 죽습니다. 팽귄들의 뒤뚱거리는 몸매로 이게 참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여기서 알을 잘못 굴려서 많은 수의 알들이 죽어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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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암컷이 알을 굴리면 수컷이 잽싸게 발등 위에 올려놔야 됩니다. 근데, 얘들은 손이 없어 이게 아주 힘든 일입니다. 저 부리로 뭘 어쩌겠습니까? -_-

밥 먹으러 간 암컷이 돌아올 때까지 몇달을 수컷은 아랫배와 발등 사이에 알을 품고는 계속 기다립니다. 눈물 나는 수컷의 고생이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배도 고프고 때마침 겨울이라 눈보라와 폭풍이 몰아치고 그러는데 그걸 참고 몇달간을 굶으며 알을 품고 있습니다. 물론 이 와중에도 알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추위에 수컷이 죽어 나가기도 하는 그런 일들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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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한 추위와 눈보라로부터 알을 보호하기 위해 수컷들은 수천마리가 무리를 지어 서로 몸을 밀착해서 보온을 합니다. 가장자리에 있는 팽귄들은 얼마나 추울지…

한편 이때 밥 먹으러 바다로 간 암컷들은 물고기 사냥으로 오랫만에 배를 채웁니다. 땅위에서는 뒤뚱거리고 느린 팽귄이 물속에서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날아다닙니다. ^^ 그런데 이 과정에서 천적인 바닷사자 등에게 잡아먹히거나 해서 다시 새끼와 남편에게 못돌아 가는 암컷 팽귄들도 생깁니다.그러면 먹을 것을 공급받지 못한 그 새끼는 그냥 죽는겁니다.

우여곡절 끝에 새끼가 태어나고 새끼를 먹일 암컷이 무사히 돌아오면 간만에 한 가족이 모이는건데 그때쯤이면 수컷은 완전 초죽음이 됩니다. 생각해보세요. 암컷이 알 낳아놓고 바다에 갔다 오는 날까지 몇 개월을 계속 알을 품고 굶으며 서서 버텨야 한다니… 그래서 새끼를 도착한 암컷에게 넘겨주고 부랴부랴 밥 먹으러 바다로 갑니다. 이때 가장 많은 수컷 팽귄들이 죽는다고 합니다. 가다가 지쳐서 굶어 죽고 추위에 죽고 하여간 수컷들 눈물 납니다. 암컷이 새끼 주려고 뱃속에 넣어온 음식을 수컷에게 조금만 나눠줘도 한결 나을 거 같은데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합니다. 바로 옆에서 지 남편이 굶어죽어 가도 새끼를 위해 준비한 밥은 절대 안줍니다. -_-;;

암튼, 새끼들이 성장해서 털갈이를 하고 제법 팽귄 답게 변하게 되면 - 이때쯤이면 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오는데 그 추운 남극에서도 봄이면 얼음도 좀 녹고 그러는가 봅니다 - 또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집니다. 대부분의 팽귄들이 바다로 가고요 어디로 가는지 잘 모른다고 합니다. 그리고 몇년 후 아무도 알 수 없는 시기에 번식을 위해 모두 한날 한시에 특정 장소에 모인다고 합니다. 참 미스테리입니다.

저렇게 죽을 고생을 마다 않고 지극 정성으로 새끼를 낳아 기르는 팽귄들을 보니 인간보다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로는 팽귄들이 죽어 나가는 가장 큰 이유가 찬 기온과 굶주림이니 몇마리가 힘을 합쳐 이글루(!)를 짓거나 음식 저장고 같은걸 만들어서 음식을 공동으로 관리하고 그러면 많은 희생을 줄이면서 좀 더 편안한 종족 보존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러면 이미 걔들은 팽귄이 아니겠죠? 잔머리는 인류만의 전유물이란 말인가… -_-;

평균 기온이 영하 40도에 육박해서 아무도 살지 않는 남극 대륙에 홀로 살아남아 있는 종족이 이 황제팽귄이라고 합니다. 북극보다 남극이 환경이 훨씬 안좋아서 그런지 북극곰도 북극에서만 살고 남극에서는 안사는 모양입니다. 강한 놈이 살아 남는게 아니고 살아 남는 놈이 강한거라는 이야기가 이 힘 없고 웃기게 생긴 팽귄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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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귄들의 뒷모습에서 진한 삶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_-


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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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별로 히트하지 못했던 영화 Ray를 여러번 봤는데요, 요즘 기분이 너무 우울하고 기운이 없어서 또 한번 봤습니다. 뮤지션들, 특히 이미 죽은 뮤지션들을 그린 영화를 보는건 별로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대중들에게 고착화된 이미지를 다시 한번 반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요.

다만, 좋은 점은 그래도 음악을 했던 사람을 그린 영화라 사운드트랙에 무진장 신경을 쓴다는 점이지요. 이 영화 ‘Ray’도 예외가 아닙니다. Hit The Road, Unchain My Heart, Georgia On My Mind 등 그의 곡들이 원곡보다 더 실감나게 담겨 있습니다. 한동안 그의 그루브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기분이 좋아져 있습니다. 좋은 음악이 많이 나오는 영화들만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특히 영화 끝나고 크레딧 올라갈때 나오는 음악들 가만히 들으며 영화를 한번 돌아보는게 참 좋습니다.

아울러 이 영화에서는 항상 음악적 변화를 추구해서 주변 사람들과 팬들을 어렵게 했던 레이 찰스의 괴퍅한(?) 행태가 비교적 잘 그려져 있습니다. 근데, 영화 뒷쪽의 마약 끊으려고 노력하는 장면은 무슨 공익 광고 같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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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Doors”도 음악이 참 괜찮았습니다. 발 킬머와 맥 라이언이 주연을 맡았었는데도 그리려고 하는 대상이 대상인지라 영화가 지나치게 난해하고 환각적인데다가 도대체 뭘 말하고 싶은건지 모를 정도로 시나리오가 부실해서 당연히 히트하지 못했지만 사운드트랙은 너무 멋있어서 테이프와 CD로 몇번이나 샀더랬습니다. “The movie will begin in five minutes”로 시작하는 인트로는 지금 들어도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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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 인물을 다룬건 아니지만 “와이키키 브라더스”도 참 괜찮았었습니다.

서울에 딴스홀을 許하라

책&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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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우연히 눈에 띄어 사게된 책입니다. 제목이 끝내줍니다. “서울에 딴스홀을 許하라”라니… 이 책은 1920년대의 조선 사회,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의 근대적/현대적 인간성의 형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920년대의 사진이나 문건, 신문의 만평 등을 많이 모아 놓았네요. 책 머리에 써있듯이 우리나라에서 현대적 인간성이 형성된 시점이 1920년대라고 하네요. 자유연애나 개인적 쾌락 추구 등을 삶의 방식으로 삼는 “모던보이”나 “모던 걸”들의 출현이 그때 부터이고요. 이 책에서는 현대적 인간성이라는건 정치/경제적 사회 변화에 따른 사회의식 변화에 따라 생겨나게 된 것 같다고 합니다.

여러가지 옛날 자료들이 나오는데 그중 제일 재미있는 문건이 바로 책의 제목과도 같은 “서울에 딴스홀을 許하라”라는 문건입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서울 시내의 좀 논다는 사람들이 그 당시 경무국장(지금으로 보면 서울 경찰청장쯤 되지 않을까 싶은데)에게 서울 시내에 땐스홀 만드는걸 허락해 달라고 탄원을 올리는 내용입니다. 글을 올린 사람들은 대일본 레코-드 회사 문예부장, 끽다점 <비-너스>의 마담, 조선권번 기생, 한성권번 기생, 바 <멕시코> 여급, 영화배우 등등입니다. -_-;

제 생각에 1920년대라고 하면 을사보호 조약이 지난 후이니 당연히 일제시대이고 조선의 국민들은 도탄에 빠져 식민지 수탈을 당하고 그래서 국민들 모두 암울하고 불쌍한 삶을 살았다고 배운거 같은데 그런 때에도 사회 일각의 노는 계층(?)들은 저렇게 열심히 놀아재꼈나 봅니다. 우리나라 근대사에 대해 잘 모르는 제가 보기에는 참 황당한 일이네요.

글은 비교적 논리적인 전개를 가집니다. 탄원자들은 해외여행도 많이 해본 사람들이고 한데 해외를 다녀 보니 동경, 상해, 하얼빈 등등 문명 도시에는 다 땐스홀이 있는데 왜 서울에는 허가를 해주지 않는 것이냐. 댄스는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세기말적 악취미가 아니라 국제적 외교나 사교 등에서 큰 역할을 하는 좋은 활동이다. 술마시고 주정하기 위해 가는 카페나 퇴폐적인 공창은 허가해 주면서 건전한 땐스홀은 왜 허가를 해주지 않냐. 이제 만주사태도 끝나고 평화가 도래했으니 땐스홀을 허가해달라. 뭐 이런 내용입니다. 카페 등에 가서 술을 마시고 유흥을 즐기려면 40,50원이 필요하지만 땐스홀에서 한스텝 밟는데는 5전이나 10전 밖에 들지 않는다고 금액까지 들이대며 탄원을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보니 우리나라의 근대성/현대성이 형성된 시기는 1920년대부터가 맞기는 맞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태평양 전쟁과 6.25 등을 거치며 근대성/현대성이 후퇴한 것 같습니다. 6.25 뒤에는 곧바로 군사정권들이 그 뒤를 이었지요.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전근대적”이라느니 “봉건적”이라느니 하는 말들이 많이 쓰이는데 이런 것들은 우리 사회가 1920년대 이후 정상적인 성장 궤도를 밟았었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많이 쓰이는 단어는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 따르면 전근대 시기는 1920년대 이전을 말하는 것이니까요.

저만 보더라도 50년대나 60-70년대의 옛날 신문이나 사진, 만평 등을 읽어보면 지금의 정서로 사실 공감이 잘 안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웬지 너무 고리타분한거 같구요. 1920년대의 기사나 만평들을 읽어보면 오히려 더 현재 우리들의 정서와 가까운 것 같습니다. 이기적이고 쾌락적인 면 등을 보면 그런거 같습니다. 물론 일부 잘 사는 서울 사람들에 한정된 경우이겠지만요.

1920년대는 대중들에(비록 돈 많은 대중들이었겠지만) 자동차가 보급되기 시작했고, 전기가 대중화 되어 밤 거리가 밝아지기 시작했던 시기입니다. 어떤 신문 사설에서는 220리로 질주하는 미친 젊은 것들에 대해 개탄하는 글이 실렸더군요. 220리라고 하면 시속 55킬로미터 정도겠죠? ^^ 영화들이 제작되기 시작했고, 라디오 방송도 시작됐습니다. 쇼핑을 위한 백화점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라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자유연애와 세련된 외모, 개인적 쾌락과 영달을 중시하는 모던보이들과 모던걸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아래의 그림은 1920년대 도시의 부부상의 변화를 보여주는 신문 만평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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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스페인 기자 아손 100년전 한국을 걷다”라는 책을 읽었었는데요, 거기에 묘사된 조선의 사회 전반의 모습과 이 책에 보이는 조선의 모습은 상당히 다릅니다. 글을 쓴 사람들의 관점의 차이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불과 20-30년의 차이인데도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보면 대단한 격동의 시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시대에나 노는 사람들은 항상 놀아 재꼈나 봅니다. 암울한 일제시대에도, 독립군들이 목숨을건 전투를 하건 말건, 징용을 끌려가건 말건, 창씨개명을 하건 말건, 순사들에게 고문을 당하건 말건 열심히 놀아재낀 여러분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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